정몽규 회장 납작 엎드린지 불과 일주일 전인데.. "국내파로 가" 이석재 부회장 말→'허수아비' 정해성 위원장 거쳐 현실로?[오!쎈 현장]

노진주 2024. 2. 2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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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정몽규 회장, 이석재 부회장,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 대한축구협회

[OSEN=신문로, 노진주 기자] 이석재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이 점찍었던 내부 인사가 실제 KFA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바로 정해성 전 대회위원장이다. 그는 ‘내정설’을 부인했지만 이상하리만큼 이석재 부회장의 사견이 하나둘씩 맞아떨어지고 있다.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열린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언론 브리핑 자리에서 “이석재 부회장의 개인 의견으로 인해 위원장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내정설’은 이석재 부회장의 때에 맞지 않는 발언 때문에 불거지기 시작했다.

앞서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이 정해지기 전 이석재 부회장은 임원회의에서 당시 전력강화위원장이던 토마스 뮐러 위원장을 옆에 두고 이제 국내 축구인 정해성 대회위원장을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해야 한단 말을 했다.

이는 바로 옆에 있는 뮐러 위원장에게 예의가 아닐뿐더러, 감독 경질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차기 전력강화위원장 유력 인사 실명이 거론되면서 이미 모든 것이 결정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게 만들었다.

이석재 부회장은 KFA 최고위층 임원이다. 그의 발언을 그저 지나가는 말로 생각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 20일,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발표를 앞둔 시점까지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새로운 전력강화위원장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놀랍게도 현실이 됐다.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임원회의 때 이석재 부회장이 뱉은 “이제 국내파 감독으로 가야한다”라는 또 하나의 말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선임을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엔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사진]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 대한축구협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차 회의에서 ‘일단 국내파 감독 선임에 좀 더 비중을 둬야 하지 않나’라는 의견을 위원들과 함께 나눴다”라고 운을 뗐다. 

새롭게 전력강화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10명 중 8명이 이날 회의에 참가해 의견을 나눴다.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위원이 참석했다. 사실상 '거대 조직' KFA에 굵직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원은 없다. 박성배(숭실대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위원은 소속팀 일정으로 불참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해외파 감독, 국내파 감독 할 것 없이 국내에서 쉬고 있는 감독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만약 외국인 감독이 선임된다면 최대한 선수단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국내파 감독이 될 경우, 현직 감독은 크게 (선수단 파악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쉬고 있는 국내파 감독은 이미 선수단에 대한 파악이 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K리그 현직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이 돼야 한다면) 클럽에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분명히 했다. 하지만 여러 질문에 대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의 오버랩된 답변은 차기 사령탑으로 국내파 감독을 가리키고 있다.

[OSEN=최규한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를 마치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해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했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비롯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2024.02.16 / dreamer@osen.co.kr

KFA는 정몽규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 절차를 무시하고 지난해 3월 클린스만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겨 화를 자초한 '따끈따끈한' 경험이 있다.

'클린스만 체제' 속 한국은 이달 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인 요르단에 져 2023카타르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다. 당시 23위 한국은 세계적인 선수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유효슈팅 0개' 졸전을 펼치며 우승에 실패했다.

알고 보니 클린스만 감독은 그라운드 밖 리더십도 없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대표팀 내분 사건이 이를 말해준다. '원팀'을 만드는 능력이 전혀 없는 감독이지만 정몽규 회장의 낙하산으로 아주 손쉽게 한국으로 들어오더니 경질 통보도 편안하게 '자택이 있는' 미국에서 받았다.

'클린스만 사태'로 인해 절차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최고위급 임원 한 두 명의 의견이 KFA의 전체 의견으로 이어지면 안 된단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은 절대 나와선 안된다. 한국 축구가 후퇴하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실세' 이석재 부회장의 말이 맞아떨어져 가면서 KFA가 도돌이표를 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사진]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 대한축구협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다가오는 주말 열리는 2차 회의에서 차기 감독 후보 윤곽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국내파 감독 몇몇으로 후보가 추려졌단 합리적 의심을 받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사람으론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황선홍 23살 이하(U-23) 대표팀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등이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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