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아픈 만큼 성숙해지길… '하극상' 사과한 이강인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강인과 손흥민의 이야기다. 특히 아시안컵 기간 탁구 사건으로 생겼던 선·후배 갈등도 봉합됐다. 머니S는 하극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온 이강인을 22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한국은 올해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도전했다.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등 해외파를 비롯해 K리그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최강의 전력을 갖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막이 오르자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모두를 실망시켰다.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하고 두 차례의 연장 혈투 끝에 힘겹게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그 경기가 끝이었다. 준결승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2-2로 비겼던 요르단이었지만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0-2로 패했다. 64년 만에 야심차게 도전했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유효슛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한 졸전을 펼쳐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그런데 요르단과 준결승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날 한국 선수끼리 충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장이 커졌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주장 손흥민은 이강인을 비롯한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치고 자리를 뜬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주장으로서 팀 결속이 중요한 시점에서 개별 행동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게 보인 것. 이에 쓴소리를 했는데 이강인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화가 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다. 이강인과 손흥민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장에게 대든 이강인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다. 스포츠계 전반과 정치권에서도 이강인을 거세게 비난했다. 여론은 점점 악화됐고 팬들도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 이강인을 모델로 내세운 기업들도 관련 마케팅을 중단했다. 과거 이강인의 발언까지 구설에 올랐다.
지난 21일 이강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시안컵에서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손)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쳤다"며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또 이강인은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한 충고들을 귀담아듣지 않고 내 의견만 피력했다"며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부족했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드렸다"며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선배 손흥민도 후배를 감쌌다. 자신의 SNS에 런던에서 만난 이강인과 어깨동무하며 웃음짓는 사진을 게시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나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 덕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감쌌다.
또 손흥민은 "강인이가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모든 선수가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며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시안컵 탈락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이번 런던 '어깨동무' 만남이 대표팀이 다시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한종훈 기자 gosports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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