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휙… 양심까지 내버린 ‘담배꽁초’ 수북 [현장, 그곳&]
과태료 부과하고 집중 단속 무색, 무단 투기 만연… 道 “예방 노력”
21일 수원특례시 권선구 한 주택가 인근 골목 이곳저곳엔 누군가 흡연 후 내다 버린 담배꽁초와 담뱃갑 여러 개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한 주택 건물 뒤편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아래 바닥엔 담배꽁초들이 비바람에 날려 마구 굴러 다녔다. 주민 김영주씨(56·여)는 “집 근처에서 하도 담배를 피워 냄새로 고역인데, 피다 버린 꽁초 때문에 더 지겨워 못살겠다”며 “처음엔 보일 때마다 주워 버렸는데 하도 버리니 이젠 포기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의왕시 삼동 일대도 상황은 같았다. 주택가와 도로가 주변엔 인도·차도 구분 없이 담배꽁초들이 버려져 나뒹굴었다. 한 좁은 골목길에 설치된 빗물받이 입구와 내부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하게 버려져 오염된 상태였다.
경기지역 주택가와 도로가 곳곳이 끊이지 않는 담배꽁초 무단 투기로 인해 화재 위험에 노출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담배꽁초를 길가 등에 무단 투기할 경우 폐기물관리법 위반 행위에 해당돼 5만원의 과태료에 처해진다.
무단 투기된 담배꽁초는 화재 발생 가능 위험성을 높인다. 실제 지난해 8월17일 오전 9시52분께 포천시 영북면 한 다세대주택(빌라)에선 담배꽁초로 인해 화재가 발생해 거주하던 주민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10월26일 오전 3시20분께 부천시 춘의동 한 단독주택에서도 꽁초 불씨가 쓰레기에 옮겨 붙어 불이 나 인근에 거주하던 주민 2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꽁초는 수천여가지의 독성 물질을 배출한다. 또 꽁초 필터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 등 위해 물질이 빗물받이에 들어가면 배수로를 통해 강가나 하천, 바닷가 등으로 흘러가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환경적 측면에서도 치명적이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2019년부터 담배꽁초 등 폐기물 무단 투기를 감시·계도하는 민간 모니터링 운영을 지원하는 ‘깨끗한 쓰레기 처리 감시원 운영 사업’을 추진하고, 도내 일선 지자체들을 상대로 무단 투기 예방 홍보를 유도하는 내용의 ‘깨끗한 경기 만들기’를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일선 지자체는 상가지역과 도로·인도 주변 등 거리에 버려진 꽁초를 수시로 수거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곳곳 꽁초 무단 투기가 여전히 지속되며 이 같은 노력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은 “꽁초 필터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이 바람 등을 통해 하천 등에 유입되면 피해는 생태계 전반과 인간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 인식 개선이 우선 돼야 하고, 지자체 차원에선 ‘내 가게 또는 내 집 앞 꽁초 줍기’ 또는 흡연 전용 수거 용지를 사용토록 유도하는 ‘시가랩’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또 하천·공원 일대 금연 구역을 확대하고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 관계자는 “꽁초가 다수 버려져 있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예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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