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는 왜 ‘홀씨’가 됐을까[오늘은 어떤가요]
꽃인 줄 알았는데 홀씨였다.
아이유가 17년 차에도 건재할 수 있던 건, 금세 지는 꽃이 아니라 훨훨 나는 홀씨였던 덕이다. 지난 20일 공개된 앨범 ‘더 위닝’에 담긴 신곡 ‘홀씨’에는 그만의 승리법이 담겼다. 보통 어떤 일의 성공 여부를 꽃과 열매에 빗대 표현하지만, 아이유는 꽃도 열매도 아닌 씨앗으로서 정상에 오른 자신의 이야기로 ‘승리’를 새롭게 정의했다.
“아니 적당히 미끈한 곳에 뿌리내리긴 싫어 / 난 기어코 하늘에 필래”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지만, 하늘 높이 날아갈 순 없다. 아이유는 그걸 일찍이 깨달았다.
K팝 그룹이 아닌 당시 흔치 않았던 여성 솔로 가수로 발을 디뎠고, 만 15세의 나이에 격정적인 이별곡인 ‘미아’로 데뷔 무대에 올랐다. 가수로서 매진하기 위해 당시 성행했던 특례 입학도 포기했다. “대학은 노력한 이들이 들어가는 것. 대학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나는 입학하지 않겠다”던 그의 말은 여전히 ‘레전드 발언’으로 회자한다.
‘일반적이지 않다’는 평가에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하늘 위에 피어났다. 정해진 땅에서 줄기를 따라 피어나는 것만이 성공 혹은 승리가 아님을 몸소 보여주며, 그 어떤 성공의 비유도 되지 못했던 ‘홀씨’를 보는 관점을 완전히 뒤집었다.
“고소공포 하나도 안 무셔 / 따가운 태양과 아주 가까운 거리까지 올라가 / 난 무심히 내려보리”
아이유가 ‘태양계’에 올랐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중요한 건, 엄청나게 무시무시하게 높고 따가운 그 자리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점에 오른 스타들은 흔히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두려움을 토로한다. 그러나 아이유는 말한다. ‘고소공포, 하나도 안 무섭다’고.
하늘에서 아름답게 피어난 홀씨여도 영원히 떠다닐 수만은 없다. 언젠가는 땅에 내려앉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아름답게 피었다 지는 꽃이 될지, 고목이 되어 오래도록 남을지는 뿌리 내리고 피어봐야 안다. 아이유는 ‘앞길이 만만치 않아도 / 엄살은 뒤로’ ‘늘 그랬듯이 쉬울 확률은 제로’라고, 덤덤하게 씨앗이 품은 수많은 가능성을 내비치며 앞으로 이어질 그의 행보 또한 기대하게 한다.
“날 따라, 이븐 위드아웃 윙스(Even without wings) / 날 따라, 떠올라 공중으루”
‘홀씨’ 아이유가 전하는 승리법은, 공장의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삶 속 나만의 승리를 꿈꾸는 모든 이를 향한 응원이다. 특히 겉핥기식이 아닌 16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위로라는 점에서 더 큰 응원이 된다.
‘홀씨’를 듣다 보면 세대를 불문하고 큰 사랑과 동경을 받는 ‘가수 아이유’의 일대기가 오롯이 연상된다. 덕분에 몽환적이면서도 경쾌한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혹시 하늘을 나는 홀씨가 아닐까’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든다. 만 30세에 접어든 아이유가 말하는 색다른 ‘승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더 위닝’. 그중에서도 ‘홀씨’는 걱정을 홀가분하게 날려주는 훌륭한 ‘힐링송’이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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