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조금 기다리는 삼성 반도체, 美테일러 고교생 인턴 뽑는다
"우리도 미국 지역사회의 중요한 일원이다"
23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해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가 지역 고등학교에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 연방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기다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선제적인 동반 성장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생산법인(SAS)은 테일러시 내 공립학교인 테일러 고등학교와 레거시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오스틴 또는 테일러 공장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기로 결정하고 신청서 접수를 시작했다. 주 40시간 6주 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대상은 두 고등학교의 11~12학년 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지역 사회와의 상생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 인턴십도 인재 양성을 통한 지역사회 동반성장 차원의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텍사스대(UT)와 파트너십을 맺고 370만 달러(약 5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본격적인 '메시지 전달'에도 시동을 걸었다. SAS는 20일(이하 현지시간) '2023년 경제적 영향 보고서(2023 Economic Impact Report)'를 발간하고, 삼성전자가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과 테일러 공장 건설을 통해 지난해 창출한 경제적 기여가 268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칩스법)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이 자국 기업에 우선 지급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도 텍사스 지역 사회의 중요한 일원'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보고서다.
존 테일러 SAS 부사장은 "1996년 이후 SAS는 일자리 창출, 경제적 영향, 지역사회 참여의 원동력이 됨으로써 중부 텍사스 지역사회의 필수적 일원이 됐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SAS가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은 268억 달러로, 전년 136억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오스틴 지역에서 직접 일자리 5322개, 간접 일자리 1만2344개, 테일러에서 직간접 건설 일자리 1만8161개를 지원했다고 공개했다. 아울러 지역 내 3만8144개의 일자리와 17억 달러의 근로자 급여를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해 만든 보조금의 첫 대규모 지원 대상으로 자국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스를 선정한 다음날 공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상무부는 19일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뉴욕주와 버몬트주 신규 설비 투자 및 증설을 위한 예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 달러(약 2조원)를 지원할 계획이다.삼성전자는 보조금 지급에 앞서 구체적 세부 요건을 놓고 미국 정부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 산하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오스틴 공장에서 약 25 킬로미터(Km) 떨어진 곳으로, 거리가 가까워 기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용수와 전력 등 반도체 생산라인 운용에 필요한 인프라도 우수하다.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은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맡는다. 삼성은 이곳에서 4나노 공정을 활용해 5G, HPC(고성능컴퓨팅), AI(인공지능) 등에 사용될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11월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인 170억 달러(약 23조원) 투자를 결정하고 2023년 상반기 착공했다. 올해 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삼성의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는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8월 "미국을 위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4나노 제품은 오는 2024년 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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