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KT&G 사장 최종 후보, 내부 출신 힘 실린다지만…행동주의펀드·경찰 수사 ‘리스크’
FCP, 해외 실적 ‘내실 없는 성장’ 증명 예고
FCP, 내부 출신 선임 반대...국민연금에도 의결권 행사 촉구
KT&G 사장 최종 후보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재 4명의 숏리스트로 압축됐는데, 업계에선 KT&G 내부 출신에 힘이 실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숏리스트에 오른 내부 출신의 유력한 사장 최종 후보는 방경만 KT&G 수석 부사장과 허철호 KGC인삼공사 대표 둘입니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해외 실적 관련 압박과 사외이사 호화 출장에 대한 경찰 수사는 내부 출신에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FCP는 KT&G의 해외 사업의 지역별 매출, 영업이익, 경쟁사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의 담배 수출 계약’으로 발생한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자료를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열람할 수 있습니다.
FCP는 이를 토대로 현 경영진의 핵심 사업으로 꼽혔던 해외 실적의 실상이 ‘내실 없는 성장’이었음을 밝히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KT&G가 매출은 매해 늘어나는데,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KT&G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연결 기준 5조8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조16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 줄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266억원으로 7.8% 감소했습니다.
FCP는 내부 출신의 선임을 적극적으로 막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KT&G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의결권을 활용해 대표 선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내기도 했죠. 국민연금은 KT&G 지분 6%대를 보유하고 있는 3대 주주입니다.
FCP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현재 가장 유력한 사장 최종 후보자로 꼽히는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앞서 KT&G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방 부사장,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 등 2명의 내부 출신 후보와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 등 2명의 외부 출신 후보 등 총 4명을 차기 사장 후보로 올렸습니다.
방 부사장은 1998년 KT&G에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과 글로벌(CIC)본부장, 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회사 내 주요 보직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습니다. KT&G 관계자에 따르면 방 부사장은 KT&G 내에서 해외사업 통(通)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그렇기에 해외 사업 실적이 공격 대상이 되면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외이사 외유성 호화 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것도 방 부사장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글로벌에코넷·공정산업경제포럼 등 시민 단체들은 이달 6일 백 사장과 방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 6명 모두를 외유성 출장, 쪼개기 후원 의혹으로 고발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배정받은 서울 수서경찰서는 방 부사장을 정식 수사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경찰은 23일 첫 고발인 조사를 거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FCP 관계자는 “경찰 수사 대상을 사장 후보자로 올리는 것이 합리적인지 묻고 싶다”며 “법원 가처분 신청에 따라 열람할 수 있도록 한 해외 실적 관련 자료들을 분석하고 기자 회견을 통해 알려, 주주총회까지 FCP의 의견을 관철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T&G는 “차기 사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법령 및 정관 등에 따라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최종 주주총회 승인의 3단계에 걸친 공정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완전 개방형 공모제 실시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평가를 반영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외이사들의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서는 “사외이사의 해외사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제고를 위해 규정에 따라 업무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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