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SSUE]새 사령탑 기준 여덟 가지…요식 행위의 요건은 아니겠지? 뻔한 선임 or 깜짝 발탁

이성필 기자 2024. 2. 22.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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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 ⓒ연합뉴스
▲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국내 지도자 선임으로 가닥을 잡지만, 해외파로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신문로, 이성필 기자]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의 요건 여덟 가지가 제시됐다. 과연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과 11명의 위원은 기준에 맞는 지도자를 찾을 수 있을까.

정 위원장은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선임 및 첫 강화위 회의 관련 브리핑을 얼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대표팀 코치,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수석 코치 등 대표팀 이력이 화려한 정 위원장은 대회위원장에서 전력강화위로 보직 이동, 큰 그림을 그리게 됐다.

팀 사정으로 빠진 2명을 제외한 9명의 위원이 모여 도출한 것은 차기 감독 선임 기준이다. 정 위원장은 "첫째는 감독의 역량이다. 전술적 역량이다. 현재 대표팀 선수단에 맞는 경기 계획을 짜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전술, 전략이 없고 경기 상황별 맞춤 대응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례와 같은 제시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뛰었던 선수들과 잠재적인 선발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뜻이다.

이어진 제시어는 육성이었다. "취약 포지션을 해결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아쉬움이 여전하고 중앙 미드필더 역시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들을 정리하는 선수 발굴을 통한 주전-비주전의 격차를 줄어야 한다.

세 번째 제시어는 '명분'이다. "지도자로서 성과가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클린스만은 선수 시절 화려했지만, 지도자 입문 후에는 숱한 논란에 휘말렸다. 그 스스로 자신을 '새'라고 정의할 정도로 고정된 곳에 있기를 원하지 않았다. 재택근무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대표팀을 맡아 월드컵 16강에 올랐지만, 헤르타 베를린 당시에는 SNS로 사임 인사를 전하는 등 빈손에 가까운 지도자였다.

자연스럽게 네 번째 조건인 '경력'으로 이어진다. "지도자로서 풍부한 대회 경험이 있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우리 대표팀 기준으로는 월드컵 본선, 최종예선, 아시안컵, 일반 A매치 또는 아시안게임 등 대륙 연령별 대회까지 포함이다.

다섯 번째는 소통이다. "선수는 물론 축구협회와 함께 기술 철학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철학과 협회가 추구하는 철학에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연령별 대표팀과의 소통도 포함된다"라고 명시했다. 하위 연령 대표팀의 성격까지 다 이해하는 지도자여야 한다는 뜻이다.

여섯 번째로 제시한 리더쉽에서는 특이점을 내세웠다. "MZ세대 성향에 따라 어떤 리더쉽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관리형, 동기 부여형, 권위형 등 다양한 리더쉽이 있다"라고 답했다. 2000년대 이후 출생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어린 선수들의 성향까지 속속 이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곱 번째로 말한 것은 "최상의 코칭스태프를 꾸리는 능력이다. 전술이나 선수 관리 측면에서 감독이 가장 최적의 결정을 할 수 있는 인적 체계를 갖춰야 한다"라고 전했다. 소위 자기 사단이 있는 지도자여야 한다는 말이다. 공격, 수비, 심리 등 전체 틀을 잡아주는 능력자들이 감독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리로 해석된다.

마지막 여덟 번째도 있었다. "이런 자질을 바탕으로 믿고 맡겼을 때 성적을 낼 능력이 있느냐로 의견이 모아졌다"라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4일 2차 회의에서 대략 후보군의 윤곽을 짜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 홍명보 울산HD 감독
▲ 제주유나이티드 새 사령탑 김학범 감독 ⓒ 대한축구협회
▲ 김기동 FC서울 신임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FC서울
▲ 최용수 강원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이 모든 것은 3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3, 4차전을 임시가 아닌 정규직 감독으로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국내파로 가닥을 잡지만, 해외파 지도자에게도 문은 열어 놓았다고 설명했다.

여덟 가지 항목에 해당하는 지도자는 얼마나 될까. 따져보면 대표팀을 하려는 지도자는 충분히 갖춰 놓아야 하거나 이미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외국인 지도자는 경험자들이 많고 국내 지도자도 갖춰가거나 갖추고 있는 이들이다.

대표팀 경험이 있는 익명을 원한 지도자 A씨는 "강화위에서 제시한 요건을 보면 특별한 것은 없다. 요즘 K리그를 맡은 지도자들에게 구단들이 다 요구하는 것들과 비슷하다. 생각해 보라. 다양한 성과는 K리그 우승이나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통과나 우승 등 설정하기 나름이다. 뭔가 이야기를 듣는 순간에는 많은 것을 갖춰야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도 않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지도자 B씨는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다 듣게 되는 이야기들 중 하나다. 물론 모두가 경험하는 것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갖춰 놓는 것들이다. 국내파로 시선을 돌린다면 현직, 휴직 지도자는 넘친다. 누굴 선택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MZ 성향에 따른 리더쉽 역시 개별 K리그나 대학 등의 팀 세대 자체가 다 어려졌다. 그에 맞는 지도법 학습은 필수다. 지도자 자격증 취득하는 과정에 학습하는 것들이다. 기본 요건을 대표팀의 위기 상황에 너무 특별한 것처럼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 나오는 이유다.

일련의 과정에서 이어지는 것은 특정인을 설정하고 잡은 기준이 아니냐는 오해와 의심이다. K리그 개막과 연계, 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정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다들 촉박하다. (혹시라도) 감독을 선임하고, 그 과정에서 구단에서 일하고 있는 감독이 된다면 결과가 도출 후 해당 구단에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야 할 것 같다”라며 읍소 전략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지도자 빼가기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축구협회의 군림하는 자세가 변함이 없는 것은 씁쓸함의 연속이다.

최대한 공정하게 선임 작업을 하겠다고 약속한 정 위원장이다. 이를 얼마나 정면 돌파하느냐가 관건이지만, 냉랭한 여론을 다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스스로 "이번 감독을 선임할 때는 거수로 결정하거나, 외부의 압력에 의해 하는 건 없다'고 (새 위원들에게) 분명히 말씀을 드렸다. 위원님들에게 전화로 요청드리면서 이야기했다. (전화했을 때) '가서 앉아만 있다 오면 위원은 안 하겠다'고 하는 분도 있었다"라며 심도 있게 논의해 결과물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누구나 예상하는 뻔한 결론이 나올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선택지를 할지, 갈림길에 선 정해성 위원장의 강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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