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진영 "'이재명 행동대장' 김병기 잡고 '동작갑' 탈환"
'친명' 김병기, 3선 도전…서울 핵심 격전지
2020년 당협 위원장 맡고 대선·지선·보선 승리
"20년간 민주당 텃밭…이제는 바꿀 때 됐다"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최대 격전지 '한강 벨트'와 부산·경남(PK) 험지 '낙동강 벨트'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이들 지역구에 일찌감치 후보 배치를 완료해 야당과의 본선 경쟁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강 벨트' 중 하나인 서울 동작구도 마찬가지다. 동작갑엔 장진영 전 동작갑 당협위원장, 동작을엔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각각 단수공천 했다.
장 후보는 20년 만의 동작갑 탈환을 벼르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동작구 대방동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한 <아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경쟁이 사라지면 피해는 국민이 입는다. 20년간 일당 독점을 멈추고 정체된 동작갑을 살려내겠다"고 자신했다.
장 후보는 이날 인터뷰 직전까지 동작갑을 돌며 주민들을 만났다. 변호사인 그는 매주 월요일마다 '월요법률상담'을 열어 민생을 보살피고 있다. 벌써 꼬박 7년 째다. 그는 "상담으로 만난 주민들만 해도 3000명이 넘는다"고 했다.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책임당원의 폭발적 증가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동작갑 당협위원장을 물려받았던 2020년 500명 수준의 책임당원은 3000명으로 6배가 늘었다고 한다.
동작갑은 20년간 민주당 '텃밭'이었다. 그러나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2022년 대통령 선거,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우위를 점했다. 장 후보가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은 이후 생긴 변화다.
장 후보는 "특히 2022년 지선 때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17명의 구청장이 당선됐는데 시의원 전원이 당선된 곳은 10곳, 또 구의회 의장까지 확보한 곳이 5곳밖에 없는데 그 중 한 곳이 동작갑"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동작구 득표 통계(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8만 1367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11만 4862표였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12만 2914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13만 5733표였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구청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오영수 후보가 8만 6070표, 국민의힘 박일하 후보가 9만 9186표를 각각 득표했다. 같이 치러진 시도의회의원 선거에서 동작구 제1~제4선거구 모두 국민의힘 후보(이봉준·최민규·곽향기·이희원)들이 당선됐다. 동작구의회 의원 17명 중 절반 이상인 9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며, 의장 역시 같은 당 이미연 의원이 맡고 있다.
동작갑은 상도동·노량진동·대방동·신대방동으로 이뤄진 지역구다. 장 후보는 △국철 지하화 '노량진-대방역' 1차 구간 지정 △재개발·재건축 속도 △여의도-용산 연계 개발 △주차장 부지 매입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 동작갑이 이번 총선 핵심 격전지 중 한 곳인 이유는 민주당 김병기 의원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국가정보원 출신으로, 동작갑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대표적 '친명' 인사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그는 이번 총선에서도 총선기획단 위원, 후보자 검증위원장,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는 등 민주당 수뇌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동작갑 출마가 유력하다. 게다가 김 의원은 4년 전 21대 총선에서 장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총선이 ‘리턴매치’인 셈인데 재선 김병기의 수성이냐, 초선 도전 장진영의 탈환이냐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장 후보는 "'이재명 행동대장'인 김병기는 장진영이 잡는다. 당 대표 '사당화'의 첨병인 행동대장을 잡아서 이재명 왕조를 끝장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내 '밀실 공천' 잡음이 일고 있는데 대해서도 김 의원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 전병헌 전 의원이 동작갑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에 나섰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데, 이를 검증한 인물이 김 의원이란 것이다. 그는 "김 의원은 후보자 검증위원장으로서 경쟁자 목을 치는 데 자리를 이용했다. 심각한 이해충돌"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장 후보와의 일문일답
– 동작갑은 총선에서 5번 연속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엔 왜 국민의힘이 돼야 하나
"한마디로 20년 내리 해 먹었으니 바꿀 때가 됐다. 경쟁이 사라지면 피해는 국민, 동작구 주민이 입는다. 우리도 잘못하면 회초리 맞아야겠지만 민주당도 회초리 맞아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일을 한다. 너무 오래 일당이 독점해 20년간 정체가 돼 있다가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역에서 주민들과 만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이번에는 꼭'이라는 말이다. 이번 총선 캐치프레이즈를 '멈춰! 20년 일당 독점 바꿔야 산다!'로 내세운 이유다."
– 2021년 보궐선거,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동작갑은 국민의힘 손을 들어줬다. 민심이 달라졌다고 봐야 하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최근 3번은 이겼고 그 전에는 졌다. 차이는 장진영이 당협위원장이었을 때와 아니었을 때라고 본다. 딱 2020년부터다. 그다음 해 있었던 선거부터 우리 당이 이겼다. 특히 2022년 지방선거 때 성과를 보면 3관왕을 했다. 서울에서 국민의힘 후보 17명이 구청장 됐는데, 17개구 중에 시의원 전원 당선된 곳은 10곳이었다. 그중에 구의회 의장까지 당선된 곳은 5곳밖에 없다. 동작갑, 동작을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당무감사 최상위권 성과를 낸 것도 이러한 점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영향이다."
– 당협 관리를 어떻게 했나
"이곳이 조직으로 따지면 불모지 같은 곳이었다. 당협위원장을 물려받았을 당시 당원은 500명 정도였다. 지금은 책임당원이 3000명으로 6배가 늘었다. 이렇게 책임당원 증가율이 높은 곳은 전국적으로 없다고 한다. 이러한 폭발적 당원 성장세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는 동안 이룬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모임을 쉽게 가질 수 없어 당원 모집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닥치는 대로 스킨십을 했다. 전문가로서 경험을 살려 매주 월요일 '월요법률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 7년간 매주 다녀간 주민들만 해도 3000명에 달한다."
– 김병기 민주당 의원과 '리턴매치'가 유력한데, 이번엔 승리를 자신하나
"4년 전 선거 당시엔 동작을에서 선거 한 달 전 동작갑으로 왔다. 한 달간 선거운동을 했지만 5만5000여 표를 얻어 당선자와 12%포인트 정도 차이가 났다. 당시엔 서울 전체에 광풍이 불 정도로 국민의힘에 어려운 환경이었다. 낙선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엔 지난 4년간 지역을 지키며 하루하루의 성과를 쌓아왔고 그 사이 민심도 정말 많이 달리진 걸 느낀다. 이런 상황은 2년 전부터 충분히 예측했고 '백병전'이 벌어질 걸로 보고 철저히 준비했다."
– 동작갑 지역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뭔가
"'국철 1호선 지하화'다. '노량진 뉴타운' 발표가 된 게 딱 20년 전이다. 그런데 그동안 8개 사업 구역 중 착공된 곳이 하나도 없었고 20년간 슬럼화가 진행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부터는 다시 사업이 꿈틀꿈틀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주민들은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이나 욕구가 굉장히 높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오 시장의 공약과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반영되는 성과로 이어졌고, 특별법이 통과됐다. 남은 과제는 1호선 '노량진-대방역' 구간을 1차 사업 구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구간은 1호선 서울역~금정역 구간 중 유일하게 '한강변'이기 때문에 사업의 현실성도 있다. 수익성이 있다는 얘기다. 동작갑은 인구밀도가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아 극심한 부지 부족에 시달린다. 국철 지하화는 만성적 부지 부족을 해결할 뿐 아니라, 1호선의 장벽으로 도시와 한강이 완벽하게 차단된 상황을 해결해 동작갑을 명실상부한 한강변 도시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다.
다음으로는 이른바 '동작W 프로젝트'다. 우리 지역 주민들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느끼는 문제는 무엇보다 한강변 지역이자 교통의 요지인 이곳이 인근 여의도나 용산과 비교가 안 되게 낙후돼 있다는 점이다. '동작W 프로젝트'는 서울 3대 축인 여의도-용산-서초와 모두 연결된 지정학적 요충지이지만 그 지역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낙후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여의도-노량진-노들섬-국립현충원-세빛섬을 'W자'로 이어 사람이 모이고 흐르게 하자는 것이다. 2021년 7월 오세훈 시장에게 직접 제안했다."
– 당이 동작갑을 비롯한 '한강 벨트'인 동작을(나경원), 용산(권영세), 광진갑(김병민), 광진을(오신환), 강동을(이재영) 등에 단수공천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한강 벨트 탈환'은 어떤 의미인가
"서울 발전의 중심축은 한강이 될 수밖에 없다. '한강의 미래'는 '서울의 미래'로 등치된다. 앞으로는 한강의 역할이 더욱 커질 텐데 한강변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면 국회의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국회의원이 중심이 돼야 구청장, 시장, 대통령에게 협조를 구하고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서울시장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속도가 나지 않는 형편이다. 한강 벨트에서 여당 국회의원을 다수 배출하는 것은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차질 없이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것이다."
– 70년대생 젊은 후보로서 한동훈 위원장이 주장하는 '86운동권 청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고 본다. 민주당에서도 '맞다'고 맞장구 치는 목소리가 있지 않나. 제 세대가 '86그룹'과 구분이 되는 기준점 정도 되는 것 같다. 70년대생 그룹이 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다 임원을 달 정도의 나이인데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애 취급을 받고 있다. 그 이유가 뭔가 보면 86그룹이 너무 오래 해 먹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온다. '운동권 청산'이라는 게 운동권이 기득권화 돼 실력도 없으면서 자리만 차지한다는 문제의식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후배들의 성장을 막아선 안 된다는 목소리다. 70년대 그룹의 진입이 정치권에서만 유독 안 된 상태인데 그 물꼬를 트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불가피하게 비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70년대생 그룹은 제대로 된 대학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한 사실상 첫 세대로서 이들의 경험과 실력을 나라를 위해 쓰도록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 법조인 출신으로서 여권 내 '법조인 프리미엄'에 대한 시각이 어떤지 궁금하다
"정치권 전반에 나타나는 경향인 것 같다. 미국 의회를 보면 상·하원 의원들 중 변호사 출신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입법부인 만큼 다루는 게 법조인의 전문 영역인 법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 것 같다. 내가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같다. 그동안 시민이자 변호사로서 '아이폰 AS 불공정 약관 제거', '카드회사 마일리지 소송 승소', '통신사 데이터로밍 폭탄 제거' 등 불공정한 현안과 싸우는 과정에서 소위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여실히 확인했다. 내가 국회의원이 돼서 법을 바꾼다면 속도가 훨씬 빨라졌을 것이다."
-장진영의 정치 목표 중 하나가 '정당 혁명'이다. 각론 내지는 방법론으로 '지구당 살리기'를 내세우는데 어떤 의미인가
"지구당에서 어떤 콘텐츠를 운영하면 좋을지에 대한 실험을 7년째 하고 있다. 정치권에 입문해 변호사라는 직업적 수단을 가지고 한 당협 프로젝트로서 그 성과가 켜켜이 누적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화면의 '블루라이트 필터'라는 메뉴는 이제 '편안하게 화면보기'로 바뀌어 있는데 이게 동작구 초등학교 학생들과 한글날을 맞아 '스마트폰 한글화' 제안으로 시작된 변화다. '멈춰 마약 캠페인'도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이 뭉쳐 해낸 일이다. 국내 10대 온라인쇼핑몰에 마약을 검색 금지어로 설정해 달라는 편지를 보낸 뒤 11번가, 쿠팡, 롯데온, 옥션, 지마켓 등등이 줄줄이 참여했다. 나아가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 소속 이봉준 서울시의원이 시의회에 '마약 마케팅 금지 조례'를 발의해 본회의를 통과했는데 이제 전국적인 운동이 됐다.
민생을 누르고 있는 불합리와 불공정 사례를 지구당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찾아내고, 이를 정당 차원에서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이상적 정당정치 아닌가. 그래야 주민들에게도 건전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요컨대 정당에게 있어서 지구당은 손과 발이다. 지구당 없는 정당은 존재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253개 지역구가 있지만 본부라 할 수 있는 지구당을 둘 수 없다. 전국 253개 지구당에서 1년에 두 개의 프로젝트가 돌아간다면 연간 500개의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정당의 지구당을 살려 제 역할을 찾고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진짜 '정치개혁'이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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