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박종철과 나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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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치하에서 시베리아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인민의 적'으로 낙인이 찍히는 것이었다.
러시아의 양심 알렉산드르 솔제니친(1918~2008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병장교로 근무했다.
의문사한 알렉세이 나발리(1976~2024년)가 숨진 곳은 러시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하르프의 제3교도소다.
나발리의 값진 희생이 내달 15일 러시아 대선에서 의미 있는 결실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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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치하에서 시베리아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인민의 적’으로 낙인이 찍히는 것이었다.
러시아의 양심 알렉산드르 솔제니친(1918~2008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병장교로 근무했다. 무심코 스탈린의 분별력을 의심하는 편지를 보냈다 1945년 말 투옥돼 10년 동안 수용소 생활을 했다.
그는 1962년 강제 노동 수용소의 현실을 다룬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발표하며 명성을 얻었다. 이어 스탈린 전체주의를 고발하는 ‘암병동’과 ‘연옥 1번지’를 탈고했지만 모두 출판이 금지됐다. 외국에서 책이 나오자 소련 정부는 1969년 솔제니친을 반(反)소비에트연방 작가로 낙인을 찍었다. 작가동맹은 그를 내쫓았다. 하지만 1970년 노벨 문학상을 받으며 지성의 상징이 됐다. 그뒤 유형지의 잔학상을 폭로한 ‘수용소 군도’가 1973년 해외에서 다시 발표되자 당국은 그를 국외로 영구 추방했다. 소련이 붕괴된 후 1994년이 되어서야 그는 비로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의문사한 알렉세이 나발리(1976~2024년)가 숨진 곳은 러시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하르프의 제3교도소다. 북극권에 속하는 시베리아로 ‘야말’은 ‘세상의 끝’이라는 뜻이다.
그는 반(反)푸틴 세력을 상징하던 대표적인 인물로 통했다. 푸틴의 독재와 부정, 침략전쟁을 비판해 왔다. 권력자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정치적 탄압은 물론 독살 미수 등 365일 24시간 생명의 위협을 받아왔다. 그의 모친은 푸틴에게 “아들을 보게 해 달라. 장례를 치를 수 있게 시신을 돌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아들의 부고를 접한 후 교도소로 달려갔지만 영안실 출입은 금지됐고 시신은 확인할 수 없었다.
나발리 의문사 소식을 접하며 1987년 1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이 뇌리를 스쳤다. 그의 죽음은 6월 민주항쟁의 불씨가 됐고 주역은 무명의 젊은이들과 넥타이 부대였다. 나발리의 값진 희생이 내달 15일 러시아 대선에서 의미 있는 결실을 얻길 바란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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