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직자에게 비례 (위성)정당 대표 맡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광진구 CCTV 관제센터에서 열린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0 문재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대표를 사무처 당직자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지난 총선에서와 같은 혼선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의 경험 많은 최선임급 당직자’가 대표를 맡아 비례정당 출범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종북세력 등과의 야합을 위해 유지하기로 한 꼼수 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며 “그러므로 국민의힘이 국민의힘 이름으로 비례 후보를 제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게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이 말한 ‘꼼수 제도’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의미한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국민의미래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다. 당대표는 조철희 국민의힘 총무국장이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총무국장은 국민의힘 공보실장, 정책국장, 조직국장 등 주요 보직과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거쳤다.

이같은 결정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겪었던 공천 파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당시 4선 중진 한선교 의원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비례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 대표를 맡았지만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미래통합당의 뜻과 다르게 정했다가 한 달 만에 물러나고 다시 순번을 정하는 혼란을 겪었다. 정치 욕심이 있는 중진이 아니라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당직자를 보냄으로써 국민의미래를 확실히 국민의힘의 통제 하에 두겠다는 것이다.

그간 당내에선 비상대책위원을 맡고 있는 비례대표 김예지 의원과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국민의미래 대표로 거론됐다. 일각에선 한 위원장이 김 의원을,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인 전 위원장을 밀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사무처 당직자로 타협을 이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