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부지’ 현대차 강남 신사옥, 105층 아닌 55층으로 짓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건립 부지 모습./뉴스1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짓기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애초 계획했던 105층(569m) 초고층 1동과 중·저층 4동에서 55층(242m) 2동과 저층 4동으로 변경해 짓기로 했다.

21일 현대차그룹과 서울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7일 서울시에 삼성동 GBC 건립에 대한 설계 변경을 신청했다. 설계 변경안에는 GBC를 55층 높이 2동과 6~10층 높이 저층 4동으로 나눠 짓는 내용이 담겼다. 55층 2동에는 현대차그룹 본사를 비롯한 업무 시설, 호텔, 전망대가 들어서고 저층 4동엔 문화·편의 시설이 입주한다. 2020년 착공한 GBC 건설 공사는 현재 터 파기가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계획 변경 이유에 대해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공간 계획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해 105층 사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자동차 800만대 판매를 돌파한 해다. 그러나 그룹 수뇌부는 호황기에 계획했던 마천루 빌딩 건설 계획을 그대로 실행할 경우 회사 재무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설계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55층으로 지을 경우 군의 레이더 가시권에 방해되지 않는다. 국방부는 GBC가 100층 이상으로 지어질 경우 군 레이더가 일부 차단돼 표적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새로운 레이더 설치 비용을 현대차가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의 설계 변경 제출에 대해 인·허가권을 지닌 서울시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서울시가 승인하면 변경된 안대로 공사가 진행된다. 현대차그룹은 각 동에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장을 구축하는 내용 등도 서울시와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영동대로 복합 개발 사업 등 주변 개발 사업 일정에 GBC 건설을 최대한 맞출 수 있도록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