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공천 돌입한 민주당…'비명계 컷오프'에 깊어진 내홍
비명계 의원들 "총선서 의도적 소외" 지적
의원평가 하위 20% 대상도 비명계 위주 비판
김부겸 등 원로들 "이재명 초심 돌아가야"
진상규명 요구에…홍익표 "책임 느끼고 설명할 것"
[이데일리 김응태 김범준 김혜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금천구, 광주 광산갑 등 야당 지지세가 강한 텃밭에서 공천을 본격화한 가운데, 친명계(친이재명) 인사 중심으로 공천 대상자가 확정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불공정한 평가를 통해 비명계(비이재명) 의원들이 의도적으로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된 탓이다. 특히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이 반발하며 ‘비명계 공천 학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결정된 18곳의 공천 지역은 △서울 3곳(용산구·금천구·강동구을) △부산 6곳(남구갑·남구을·북구강서구갑·해운대구을·사상구·중구영도구) △광주 1곳(광산구갑) △경기 5곳(성남시분당구을·의왕시과천시·용인시병·파주시을·남양주시갑) △경북 1곳(고령군성주군칠곡군) △경남 2곳(통영시고성군·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등이다.
상황이 이렇자 비명계 의원들이 ‘공천 학살’을 주장하며 들고 일어섰다. 이날 공천심사 결과 발표 이후 이어진 의원총회는 당초 통합비례정당 창당 추진 경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공천 심사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이날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의원 약 15명이 자유발언을 진행했는데, 다수가 공천 심사에 대한 해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을 마치고 회의장을 나온 홍영표 의원은 “의원들이 울분에 차서 당 지도부가 (공천 심사와 관련) 상황을 잘못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친문(친문재인)이나 비명계 사람들을 제거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공천 논란에 원로들도 뿔났다…홍익표 “책임 통감”
특히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들어간 의원들은 이날 개별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갑석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어제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국회의원 의정 활동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가장 명예로운 상인 국회의정대상을 3년 연속 수상했는데 (공천 심사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영순 의원도 “이틀 전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 결과 하위 10%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재명 당 대표와 측근들은 밀실에서 공천학살과 자객 공천을 모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원로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표가 여러 번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이익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 반발이 극심해지자 홍익표 원내대표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원내대표가 비공개 의총에서 ‘지도부로서 책임을 느낀다’ ‘현역 의원이 공관위에 재심을 신청할 경우, 공관위원장이 어떻게 평가를 진행했는지 설명을 요청하고 공천 신뢰성을 납득시키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송갑석 의원 등 비명계 의원을 제외한 채 ‘밀실 여론조사’가 실시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 여론조사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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