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파이 도구' 의혹받는 중국산 크레인에 '철퇴'

정인설 2024. 2. 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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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자국 내 항구에서 중국산 크레인이 이른바 '스파이 도구'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막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시행한다.

미국 크레인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산 크레인이 중국의 정보 수집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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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80% 점유율' 중국산 크레인 감시하는 행정명령 서명
미국 항만에만 중국산 크레인 200개 넘어
사진=로이터

미국이 자국 내 항구에서 중국산 크레인이 이른바 '스파이 도구'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막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시행한다. 미국 크레인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산 크레인이 중국의 정보 수집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21일(현지시간) 줌브리핑을 통해 "해안경비대가 해양 운송 체계를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권한을 갖는 행정명령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미국 항구는 미국 전체 해외교역량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어 물리적 공간이나 사이버 공간을 통해 해양운송체계에 교란이나 방해가 일어나면 미국과 세계의 공급망에 연쇄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행정명령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세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 해상 크레인이 미국 항구에서도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중국 크레인이 원격으로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제어할 수 있어 잠재적으로 악용하는데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해안경비대는 중국산 크레인의 소유자와 운영자에게 여러 사이버 보안 사항을 준수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미국 항만에만 200개 이상의 중국산 크레인이 있으며 이 중 절반 수준인 92개의 중국산 크레인을 조사해 사이버 위협을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중국산 크레인을 교체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으로 제조업 기반을 다시 가져오도록 하는 인프라지원법의 취지를 고려해 앞으로 새로운 투자는 안전하다는 점과 최소한의 사이버 요구 사항을 준수한다는 점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항만에서 중국산 크레인이 정보 수집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크레인을 통해 컨테이너의 출발지와 목적지를 추적해 미국의 주요 물품들이 어느 나라로 가고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WSJ는 중국이 크레인을 원격 조종해 화물 운송 체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도 2021년 중국이 항구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기밀 보고서를 작성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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