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편' 살색이 난무하지만 재미는 떨어지고 교육성만 높아져
넷플릭스(Netflix) 예능 '성+인물'이 어느덧 3번째 시즌을 공개했다. 이번에는 네덜란드와 독일이었다.
일본, 대만을 시즌 1,2를 통해 찾아갔던 신동엽과 성시경은 이번에 우리와 전혀 다른 확실한 성인문화를 갖고 있다는 유럽으로 향했다. '성+인물'에서 다뤘으면 하는 국가를 리서치했을 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던 나라가 바로 독일과 네덜란드였다고. 이 두 나라는 1,2위를 다퉜고 김인식 pd가 실제 답사를 갔을 때 둘을 순서 매길 수 없어 결국 함께 다루게 된 것이란다.
언론을 통해 정식으로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고 시청자들과 함께 회담을 진행하는 것으로 공식 행사를 대신한 '성+인물' 3번째 시즌이다. 이들은 네덜란드의 홍등가, 독일 나체주의, BDSM, 폴리아모리, 여성 자위 기구 회사 등을 찾아가 실제로 체험을 해보고 대화를 나누며 확실하게 시즌 1,2에서 보지 못했던 자유로운 성(性)문화를 다뤘다.
신동엽과 성시경도 시즌 1,2에 비해 많이 놀라고 경직되고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청자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섬세하고 꼼꼼하게 모자이크 처리하느라 제작진이 엄청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화면 전체적으로 살색이 난무하는 이번 시즌은 확실히 충격적이었다.
이런 충격을 감안해서 시청자와 함께 했던 회담에서 그렇게 제작진과 MC들이 '다양성 존중'과 역사, 문화적 배경을 설명했던 건가 싶었고, 인터뷰를 하는 인물들도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곳에서도 이런 문화에 대해 관대한 건 아니다"라는 말을 했었나 보다.
분명하게 밝히지만 이 콘텐츠는 성인이 볼 수 있다. 만 18세 이상만 볼 수 있는 콘텐츠라고 분명히 경고 표시도 되어 있다. 그렇기에 성인이 본다는 전재하에 성(性)에 대한 모든 것들을 편하게 묻고 답하고 보여준다. 하지만 시즌1에서 너무 큰 비난을 받았던 걸 의식한 건지 너무 교육적인 쪽으로 방향이 바뀐 것 같다. 시즌2의 대만 편에서부터 이런 분위기는 있었지만 시즌3에서는 좀 더 밝은 교육방송 느낌으로 제작이 되었다. 세 번의 시즌이 이어지다 보니 이제 자위기구 같은 이야기는 새로운 생각거리도 안겨주지 않는다. 점점 가족의 새로운 형태들에 대한 탐구가 깊어지는 모양새여서 미지의 세계인 성과 성인문화 산업 속 인물 탐구라는 기획의도가 갸우뚱하기도 하다.
현지인들과 직업인들이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고 영상도 유난히 밝고 맑은 편이라 '성+인물'에서 다룬 내용보다 부정적인 기억이 남는 건 아닌데 너무 다른 문화를 '그렇구나'라고 공감하고 받아들이기엔 무리스럽긴 하다.
아직 공개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기에 대중의 반응은 찾아보기 힘들다. 몇 안 되는 네이버톡에는 "레전드 찍었다"는 말이 있지만 커뮤니티에서는 시즌1의 거센 반발 때문인지 이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더 많은 편이다.
회차당 30분 분량의 짧은 미드폼이고 총 6회 차이지만 전체 콘텐츠 분량은 3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지루할 틈 없이 후루룩 볼 수 있지만 그렇게 보자고 이 콘텐츠를 만든 걸까? 의문이 든다.
어제 시청자와의 회담도 보고 '성+인물'의 콘텐츠까지 보고 나니 솔직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시청자와의 회담에서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했던 다니엘 린데만의 이야기였다.
그는 “저도 독일 사람이지만 독일에 가면 문화 충격을 받을 때가 있다. 특히 나체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면, 19세기말부터 자연주의, 나체 문화 등이 생겨났는데, 산업주의 때문에 자연이랑 따로 생활하다 보니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생겼다. 또, 당시 동독은 사회주의였기 때문에 종교적으로 받는 억압이 없어서 더욱 그런 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다. 또한 독일은 역사적으로 반인륜적인 행위를 했던 적이 있다. 그런 과거를 겪었던 나라이기 때문에 이후에 더더욱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의 가치, 취향을 존중하자는 흐름이 커진 것 같다”라며 다채로운 독일의 성인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던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했었다.
이번 시즌의 마지막 회에서도 신동엽과 성시경은 다음 시즌이 있을 것 같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며 마무리 지었다. 성(性) 문화나 성(性)관련 산업의 겉만 보는 게 아니라 다니엘 린데만이 했던 말처럼 역사적인 배경을 찾아보는 게 길어지는 시즌이 스스로 진화하며 시즌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 주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 '성+인물'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새 시즌을 볼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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