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판타지 어드벤처로 확장된 오컬트 [시네마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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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장재현 감독의 장점은 소수 취향인 오컬트 장르를 대중적으로 풀어낼 줄 아는 영리함이다.
정석의 오컬트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들이라면 이 같은 변화에 다소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장재현 감독에 따르면 실제 풍수지리사들을 인터뷰했을 때 항상 거론됐던 것이 이 쇠말뚝 이야기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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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장재현 감독의 장점은 소수 취향인 오컬트 장르를 대중적으로 풀어낼 줄 아는 영리함이다. '파묘'는 그런 그의 장점이 발휘된 작품인 한편, 특정 장르물의 방향성을 예상했던 관객들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는 '도전적인' 면이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지난 20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파묘'는 배우들의 신뢰감 가는 연기와 예상을 뒤엎는 전개가 돋보이는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였다.
영화는 거액의 의뢰를 받고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가는 무당 화림(김고은 분)과 봉길(이도현 분)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이들을 LA로 부른 이들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부자 한인 집안이다. 이 가족의 가장은 갓 태어난 자기 아들이 계속 울음을 멈추지 않는 이상한 병에 시달리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화림을 불렀고, 화림은 그런 그에게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이라며 이장을 권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화림은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분)을 찾는다. 돈 냄새를 맡은 상덕과 영근은 기쁘게 합류하고 미국에서 온 의뢰인과 함께 오랜 기간 방치돼 있던 조상의 묫자리를 찾는다. 산꼭대기에 있어 주변 경관이 좋은 묫자리. 하지만 그곳을 살펴본 상덕은 그 자리가 악지 중 악지라면서 이장 작업에서 빠지겠다고 한다. 악지의 묘를 이장하면 그 집안 뿐 아니라 이장을 위해 일하던 사람들까지 큰 화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림은 대살굿을 벌여 어떻게든 이장을 해보자고 설득한다. 결국 이장을 하기로 한 일행은 화림의 활약 덕에 무사히 관을 꺼내는 데 성공하나, 비가 오는 바람에 화장을 잠시 미루고 근처 병원 영안실에 관을 보관 해두기로 한다. 비가 오는 날 화장을 하면 망자가 좋은 곳에 가지 못한다는 금기가 있기 때문이다. '개관 없이 바로 화장을 해달라'는 가족들의 당부가 있어 시체를 꺼내보지 못하고 관채로 보관해야 하는 상황. 그렇게 관을 보관하는 중에 의뢰인의 가족들 주변에서 기묘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영화는 여섯 장으로 나뉘어있으나 사실상 1부와 2부, 두 개로 나뉘어져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리고 미스터리한 오컬트 분위기를 띠던 1부와 달리, 예상 못 한 존재가 전면에 등장하는 2부는 판타지 어드벤처 분위기로 바뀌어 버린다. 정석의 오컬트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들이라면 이 같은 변화에 다소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2부는 주요 소재로 일제시대 일본이 한반도 곳곳에 쇠말뚝을 박아 민족의 정기를 막으려 했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괴담을 차용했다. 장재현 감독에 따르면 실제 풍수지리사들을 인터뷰했을 때 항상 거론됐던 것이 이 쇠말뚝 이야기였다고 한다. 2부의 강력한 소재 때문에 수상쩍은 한 가족의 가정사를 따라갔던 1부의 배경 깔기가 사실상 거대한 맥거핀처럼 돼버리는데 여기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다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재미가 없지 않았기에 허무하지만은 않다.
'믿고 보는' 배우들은 역시나 제 몫을 다한다. 자신들의 기존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해 주거니 받거니 유쾌한 티키타카를 보여주는 최민식과 유해진의 캐릭터에서는 대중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장재현 감독의 센스가 읽힌다. 시크하면서도 힙한 무당 김고은과 이도현 콤비는 이 영화의 심장이다. 잠깐의 출연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는 김선영과 이재인의 캐릭터도 돋보였다. 러닝타임 134분. 오는 22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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