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아이유가 장르다

김선우 기자 2024. 2. 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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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장르다. 30대가 된 아이유는 더 깊어졌다.

아이유가 2년 2개월 만에 새 미니앨범 '더 위닝(The Winning)'을 발매했다. 오랜만이기도 하지만, 30대가 된 후 낸 첫 앨범이라는 점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이유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긴 기다림을 결과물로 보답했다. 미니앨범임에도 5곡 모두 타이틀곡 같은 구성으로 다채로운 음악을 선물했다. 인생을 쇼퍼에 빗댄 '쇼퍼(Shopper)'·'굳이 꽃이 될 필요는 없더라'는 '홀씨'를 비롯해 화려한 협업 라인업의 '쉬..(Shh..)'·선공개곡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공연을 기대케 하는 '관객이 될게(I Stan U)'까지 장르도 메시지도 전부 다르다.

아이유의 앨범이 더욱 주목 받는 건 단순히 '노래 잘하는 가수'여서가 아니다. 직접 가사를 쓰면서 자신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곡에 담아내기 때문이다. '장르가 아이유'라고 봐도 무방한 이유다. 특히 이번 앨범은 30대가 된 아이유의 솔직한 생각과 달라진 가치관, 그를 통한 성장 등을 엿볼 수 있다. 마치 아이유의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이다.

'30대가 되고 더 편안해졌다'는 아이유의 마음은 자신의 새 음악에도 담겼다. 한떨기 꽃으로 표현됐던 '스물셋'과 달리 반드시 꽃이 될 필요는 없다고 위로하는 '홀씨'가 더욱 공감받는 이유 역시 같은 이치다.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은 모두 사랑할, 그리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담았고, '관객이 될게(I Stan U)'를 통해 관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온 곡만큼이나 진정성 가득한 곡소개도 화제다. 대부분 소속사에서 작성하는 게 일반적인 것과 달리, 아이유는 곡소개를 직접 썼다.

한땀한땀 담아낸 곡소개에는 30대가 된 마음가짐과, 크나큰 사랑에 감사함과 동반되는 불안함 등 솔직한 아이유의 심경이 담겼다. 아이유는 '삼십대 첫 앨범이다. 기운만큼은 스물세 살 때의 그것이다'라며 자신의 음악을 듣고 즐기길 당부했다. 리스너들 역시 빠르게 화답했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주요 음원차트 줄세우기는 물론,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은 1위 붙박이다.

다른 곡들의 저력 또한 대단하다. '쉬..(Shh..)'는 '아이유 파워'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국적과 분야를 불문한 스타들의 지원사격이 총출동했다. 탕웨이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가 하면 뉴진스 혜인과 롤러코스터 조원선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마지막 베일로 감춰졌던 스페셜 내레이션은 대선배 패티김이었다. 은퇴한 패티김의 마음까지 움직인 아이유다. 아이유가 직접 손편지로 마음을 전해 성사된 협업이다.

30대가 된 아이유는 한층 더 성장했다. 아이유의 다음을 더욱 기대케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아이유가 직접 밝혔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스무살 때와는 다른 30대를 담고 싶다고 했다"며 "'홀씨'라는 작품에선 본인 스스로도 밝혔듯이 '반드시 꽃을 피울 필요가 있느냐, 홀씨가 되겠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던지겠다'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접근 방식이 색다르다. 아이유가 기존에는 자기 자신에게 머무른 모습이 있었다면, 이제는 세상을 향해서 뭔가 이야기를 던지고, 맞든 틀리든 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진 작품으로 생각했다"며 "'쇼퍼(Shopper)' 같은 곡도 본인이 새롭다. 갖고 있는 욕망에 대해 이전엔 옳은가 맞는가 판단하기 어려웠다면 이제는 드러내보겠다는 느낌이다. 본인의 이야기를 펼쳐가겠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아이유가 하는 음악 세계 자체가 트렌디한 현재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폭이 넓다. 팬층도 중년 이상까지 쭉 넘어온다"며 "그 이유는 과거 '꽃갈피' 앨범처럼 옛 음악 감성을 가져온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티김의 음악이 섞여도 이질감이 없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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