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김부겸 "시스템 공천 훼손…이재명 초심으로 돌아가야"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회동을 하기 위해 2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으로 들어서고 있다.2023.12.28.

[남양주=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서 열린 '민주주의자 김근태선생 12주기 묘역참배'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2023.12.29.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번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과 민주적 원칙,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당이 투명하고 공정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전직 총리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일찍이 민주당의 공천이 투명성, 공정성, 국민 눈높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의 공천은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의 삶이 매우 어렵고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윤석열 검찰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견제하고 비판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려면 우리 민주당이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공천은 이 승리의 길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처럼 공천 과정에서 당이 사분오열되고 서로의 신뢰를 잃게 되면 국민의 마음도 잃게 된다"며 "국민의 마음을 잃으면 입법부까지 넘겨주게 된다. 앞으로 남은 윤석열 검찰 정부 3년 동안 우리 민주당은 국민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이익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민주당은 우리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보탬이라고 되고자 한다"며 "그러나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 또한 총선 승리에 기여하는 역할을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우리 민주당의 당원과 지지자들, 국민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공정한 공천관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현역 평가 '하위 20%' 개별 통보에 들어간 가운데 해당 명단에 비명(비이재명)계가 잇따라 포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천 학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 기준에 따르면 현역 평가 하위 10~20%는 경선 득표수의 20%가, 하위 10%는 경선 득표수의 30%가 감산된다. 이 때문에 하위 20%에 포함되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앞서 4선 중진 김영주 의원은 지난 19일 '하위 20%'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납득할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어 다음날인 20일 대표적 비명계 인사인 박용진·윤영찬 의원이 최하위권인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며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21일에는 비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의원이 하위 20%, 김한정·박영순 의원이 하위 10%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밝히며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지도부는 공천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날 4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명계 학살 공천은 없다"며 "모든 공천 심사는 저의 책임하에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고 했다.

서은숙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하는데 일사불란하고 조용하면 그게 북한이지, 대한민국인가"라며 "국민의힘의 조용한 공천보다 조금 시끄러워도 객관적 평가로 진행되는 우리 당 공천이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