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 현역 컷오프와 강남·TK ‘킬러 문항’이 남았다

조미덥·이두리·문광호 기자 2024. 2. 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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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예비후보 경남 진주을 김병규, 김재경, 부산진갑 이수원, 경북 예천청도 김경원, 김해시을 박진관 등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공천 관리 심사에 이의를 제기하며 공관위 평가결과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배제), 서울 강남과 대구·경북(TK) 공천이라는 ‘킬러 문항’으로 난항에 빠졌다. 물갈이된 현역 의원과 경선 배제자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지금까지처럼 큰 파열음 없이 갈등 관리를 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섰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1일 현역의원 하위 평가 하위 10%로 분류된 현역 지역구 의원들에게 컷오프를 개별 통보했다. 공천 심사 후 처음으로 출마가 좌절된 현역 지역구 의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원래 대상은 7명인데 당의 요청에 따라 이미 지역구를 옮긴 의원도 있어 실제 규모는 7명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컷오프된 의원들에게는 이준석 신당의 개혁신당이 영입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컷오프 대상자로 거론된 4선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역 민의를 간과한 과오” “정치적 음모의 그림자”라며 경선 참여를 요구했다. 그는 탈당 여부엔 “아직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았다)”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의제기가 수용되지 않으면 국민의힘에서 의정활동을 더 이상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공천이란 시험의 쉬운 문제는 먼저 다 풀었고, 이제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킬러 문항’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공관위는 이날 단수추천 3곳, 우선추천 4곳, 경선 13곳 등 총 20개 지역구의 심사 결과도 발표했다. 가급적 현역 의원에게 경선 기회를 주겠다는 기조가 이어졌다. 대구 동구을(현역 강대식 의원)과 수성을(이인선),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노용호)과 춘천·철원·화천·양구을(한기호)이 경선에 포함됐다. 서울 강남을에서 지역구 이동을 수용한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서울 서대문을에 단수공천을 받았다.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지난해 8월 당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김현아 전 의원은 “여러 차례 조사했는데 문제될만한 사안이 발견되지 않았다”(이철규 공관위원)는 평가와 함께 경기 고양정에 단수공천됐다. 최근 영입된 EBSi 영어 강사 김효은(레이나)씨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경기 오산에 우선추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전체 지역구 253개 중 184곳(73%)의 공천 심사를 마쳤는데 당선이 확실시되는 서울 강남·서초에서는 아직 서초갑(조은희 의원 단수공천)을 제외한 4곳이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 강남갑 현역인 태영호 의원은 서울 구로을에 단수공천을 받아 떠났고, 서울 강남을에 박 전 장관과 함께 지원했던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경기 용인 이동설이 나온다. 그 빈 자리에 국민이 공감할 유능한 인사를 전략공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7곳이 공천 방식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에서 동갑(현역 류성걸 의원), 북갑(양금희), 달서갑(홍석준)이, 경북에서 구미을(김영식), 경산(윤두현), 안동·예천(김형동), 영주·영양·봉화·울진(박형수)이 포함된다. 해당 지역의 한 의원은 “단수공천 안 받아도 좋으니 경선이라도 결정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향후 경선에서 배제되거나 감점 대상이 된 의원들은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는 선거구 조정으로 지역구가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

친윤석열계인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과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의 운명도 안개 속이다. 권 의원은 경선을 하면 동일 지역 3선과 탈당 경력으로 중복 감점을 안고 김한근 전 강릉시장이나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과 겨뤄야 한다. 권 의원은 강릉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돌아온 전력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의 단수·우선 공천에 대한 반발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날은 영남 지역 경선 배제된 국민의힘 예비후보 6명이 여의도 당사를 찾아 “평가 결과를 전면 재검토하라. 결정 근거를 밝히라”고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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