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비명 송갑석 "계파 상관없이 경쟁력있는 후보 세우자"
"평가 결과 이해할 수 없지만…재심 없이 경선 임할 것"
[서울=뉴시스]조재완 조성하 기자 =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20%' 통보받은 사실을 공개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명이든 비명이든 친문이든 누구든 상관없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원칙 하나로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견디고 다스리기 힘든 것은 제 처지가 아니라 민주당의 패배"라며 "하위 20%라는 불명예 아닌 불명예를 기꺼이 감수하면서 지도부에 드리는 마지막 호소"라고 말했다.
비이재명계 송 의원은 전날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하위 20%' 통보를 받은 사실을 이날 오전 직접 공개하며 재심 신청을 하지 않고 경선에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송 의원은 "어제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며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당대표 1급 포상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가장 명예로운 상이라는 국회의정대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며 "3년 연속 수상은 단 2명뿐이라고 하니, 300명 중 2등 안에 드는 상위 0.67%의 국회의원이 민주당에서는 하위 20%인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최고위원으로서 당이 부를 때 주저 없이 나섰지만 친명과 비명의 지독한 프레임은 집요하고 거침이 없었다"며 "비명의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공언한 원외 친명 세력의 리더가 저의 지역구에서 사라지고 나니, 남은 후보 중 한명의 후원회장으로 이재명 대표의 멘토라 불리는 사람이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의 윤리감찰단이 제 지역구를 두번이나 샅샅이 훑고 빈손으로 돌아갔다"며 "며칠 전에는 아무 연고도 없는 다른 정당 여성 후보와의 야권단일후보 경쟁력조사, 그리고 현역 의원인 저는 완전히 빠진 채 민주당 예비후보 등록은커녕 당원인지조차 모를 여성인사가 등장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유령처럼 지역구를 맴돌았다"고 했다.
그는 재심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이 치욕과 무도함은 담담하게 견디겠다. 분노와 억울함은 슬기롭게 다스리겠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윤석열 정권 심판에 실패해 역사의 죄인이 되는 상황은 도저히 감당할 수도 억누를 수도 없다"며 "과연 이 총선에서 승리할 의지가 있는가,라는 당원과 국민의 근본적인 의구심에 답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일부러 패배하려고 하지 않는 한 저럴 수는 없다는 것이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세간의 평가"라며 "우리는 이에 답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답은 단순하고 분명하다. 총선 승리를 위해,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253개 전 지역구에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배치하겠다는 원칙 하나를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이후 백브리핑에서 '경선에 임하지 못하게 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때가서 생각해보겠다"라면서도 "그렇지만 민주당은 제 집이다. 제 집에서 제가 나갈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경선이 불발되더라도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이 심사 결과에 반발해 줄지어 '커밍아웃'하는 현상에 대해선 "평가 공정성이 문제제기될 수밖에 없으니 스스로 밝힐 수밖에 없는 그런 처지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공천 심사를 둘러싼 당내 반발에 대한 당 지도부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불식시키려는 노력이 지도부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 여부를 떠나 더 심각한 일"이라고 봤다.
비대위 체제를 꾸리는 데 대해선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선대위나 비대위 말은 좋지만 지금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얼마나 할 수 있겠나"라며 "의미있는 사람이 선대위원장으로 올 수 있겠나. 현실 가능성이 없다"라고 말했다.
당 공관위가 지난 19일부터 '하위 20%' 의원들을 대상으로 개별 통보에 들어간 가운데, 통보 받은 의원들이 줄지어 '커밍아웃'을 선언하며 심사 결과에 반발해 공천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날까지 송 의원을 비롯해 김영주·박영순·박용진·윤영찬 의원 등 5명이 최하위권 통보 받은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김 의원은 공관위 통보를 받은 직후 탈당했다.
당 지도부와 공관위는 공천 심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우당 공관위는 원칙에 따라 공천을 하고 있다"며 "당이 정해놓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모든 공천 심사는 저의 책임 하에 이뤄지고 있다"며 "제가 아는 한 비명계 공천 학살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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