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야권연대' 희생양 된 이상헌, 탈당 시사

4월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된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21일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이 진보당과 새진보연합과의 선거연대에 나서면서 울산 북구를 ‘진보당 단일후보’ 지역으로 발표하자 이 의원이 탈당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민주당 박홍근 민주연합추진단장과 윤희숙 진보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이날 서명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합의문은 “각당이 전국 모든 지역구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한다”면서도 울산 북구에 대해선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한다”고 했다. 호남 대구·경북은 후보단일화 예외지역으로 했다.

이에 따라 울산 북구에서 진보당 단수공천을 받은 윤종오 전 의원이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 이 의원 측은 민주당 현역평가 하위 10%도 아닌데다 여론조사 등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이 내려진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지역에선 이 의원과 원외 예비후보자 3명 등이 공천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울산 북구를 내어주는 대신 나머지 선거구에서 진보당 등의 지원을 기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소재한 울산 북구는 유권자 중 노동자가 많아 대표적인 야권 강세지역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국제신문에 “여러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탈당 또는 국민의힘 입당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여러 선택지 중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 북구에서 국민의힘은 박대동 전 의원과 정치락 전 시의원 경선을 결정했는데,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이 지역에서 경선에 참여하라고 하면 조직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실제 지난해 여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전례가 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절친인 이철우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부친이자 멘토로 알려진 이종찬 광복회장이 오랜 시간 가까이 지낸 이 의원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