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멈추지 않는다면…우울증도 유발하는 ‘이 질환’ 의심
봄철에는 미세먼지, 황사 등에 의해서 기침이 자주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외부의 자극이 없어진 후에도 기침이 2달 이상 지속되면 ‘만성기침’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기침은 통상적으로 8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하며, 세계적으로 많게는 약 10%의 인구가 만성기침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만성기침은 합병증을 유발하기 쉽고, 계속된 기침이 삶의 질을 저해해 우울감, 불안증 등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기침, 발병 원인 못 찾을 수도
만성기침의 원인으로는 천식이나 위산 역류 질환, 상기도 질환과 같은 병이나 흡연, 약제 부작용 등이 있다. 90%가량의 환자는 이와 같은 발병 원인을 갖고 있어서 이를 해결하면 자연스럽게 만성기침도 호전된다.
검사를 통해 기침의 원인을 찾을 수 없거나 원인을 찾았음에도 내성이 있어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는데, 이를 ‘특발성 만성기침’이라고 한다. 특발성 만성기침의 경우 마땅한 치료법이 정해져 있지 않아 치료 기간이 연장될 수 있고, 이 때문에 환자의 불안감이 높은 편이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흔하며 폐경기 근처의 중년 여성에게서 잘 발생한다.
합병증 유발하는 만성기침, 정신건강에도 악영향
만성기침은 기침 자체가 일으키는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 두통, 요통, 성대결절, 심한 경우 구토와 요실금 등 합병증도 다양하게 나타나며, 오래 지속되면 근골격계 질환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
만성기침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야간 기침이 심한 탓에 수면장애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만성 피로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기침으로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에게 불편을 줘서 사회생활에 제약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영향으로 △우울 △불안 △무기력증 △건강에 대한 염려로 말미암은 불안증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로 유럽 지역 사회 호흡기 건강조사(ECRHS)에서 만성기침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83%가 분노나 좌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과 우울을 느끼는 사람도 각각 69%와 55%였다. 만성기침 증상이 사회생활을 방해한다고 응답한 사람도 3분의 2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노인 만성기침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코호트 분석에서 65세 이상의 정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을 실시했다. 3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기침이 우울증을 초래할 위험이 같은 연령대 인구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기침과 우울감, 벗어나려면?
만성기침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만성기침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꾸준한 심리치료를 통해 우울한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가 병행될 수도 있는데,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중 삼환계 항우울제(Amitriptyline)나 신경 조절 약물 중 일부는 기침 증상을 완화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약을 끊은 후 금단 증상이나 복용 중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약물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생활 습관이나 인식의 개선도 중요하다. 기침이 나올 것 같을 때는 물을 마시거나 5~10초간 숨을 참는 등 스스로 기침을 참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면 도움이 된다. ‘오메가3’나 아미노산의 하나인 ‘트립토판(Tryptophan)’을 충분히 섭취하면 우울증 치료와 더불어 만성기침 증상의 호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트립토판의 경우 인체 스스로 합성할 수 없는 성분으로 △닭고기 △생선 △계란 △우유 같은 식품이나 보충제 등으로 섭취해야 한다. 이 외에도 규칙적인 수면이나 가벼운 운동요법은 스트레스를 없애는 데에 좋아 전문가들이 우울한 증상을 해소할 때 꾸준히 하도록 추천하는 방법이다.
최재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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