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 “35세 종합병원 전문의 연봉 4억...의사 부족 때문”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찬성하는 전문가가 약 3년 만에 종합병원 의사 연봉이 2억원 가까이 오른 건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상대측 의견에 반박하며 “2019년 연봉 2억원 남짓하던 종합병원 봉직의 연봉이 최근 3억, 4억원까지 올랐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데 80시간을 일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대학병원들이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간호사 위주의 진료 보조 인원(PA)을 2만명 가까이 쓰고 있다”며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데 그런 일이 생기겠느냐”고 했다.
‘2000명 증원 정책은 의대 쏠림 현상을 부추길 뿐이며 이공계의 우수한 인력을 의료계로 끌어들여 국가적 피해를 더 크게 할 수 있다’는 주장에 관해 김 교수는 “의대 증원이 해결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의과대학 졸업해서 전공의 마치고, 군대 갔다 오면 35살 부근이 된다”며 “전문의가 받는 연봉이 3억, 4억원”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학과에 가서 대기업에 들어가면 35살에 과장이고, 연봉 1억원 남짓”이라며 “공부 잘해서 대기업 갔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과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1억원밖에 못 벌면 당연히 누구나 의대 가고 싶어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대 쏠림의 근본적인 원인은 의사 수입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며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의대 증원을 통해서 의사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이 된 만큼 이공계 학생들이 (몰리는) 일시적인 현상 갖고 문제를 삼는 건 문제의 근본은 덮어놓고 표면적인 증상만 해결하겠다는 방식”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의대 증원 정책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발표한 필수 의료 대책안에 (해결책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고 했다.
그는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이 더 많은 의사를 고용해도 병원이 손해 보지 않도록 중증·응급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수가를 인상하고, 지역에서 대학병원 중심으로 협력체계를 갖추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며 “정부 정책이 아주 흡족하지 않더라도 지금 만들어진 계획을 발전시킨다면 당면한 필수 의료 붕괴, 지방 의료 붕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서 의사협회가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하냐, 몇 명이 맞느냐는 소모적인 논의만 하고 있다”며 “필수 의료 대책을 잘 만드는 데에 참여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김 교수를 저격하는 내용의 광고를 냈다. 광고에 김 교수의 이름은 들어가지 않았으나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해당 광고에 대해 논의할 때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김윤 교수의 이름이 거론됐었다”며 광고 대상을 암시했다.
의협은 광고를 통해 “교수님! 제자들이 왜 그러는지는 아십니까?”라며 “전공의들은 전문의가 되면 개원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중노동을 견뎌왔지만 현실은 처참하다”고 했다. 상급종합병원 의사와 환자가 증가한 반면 지난 20년 동안 의원급 외래 환자는 35% 줄었으며 자기 전문과목 환자가 없어서 전문과 간판을 뗀 의원이 6227곳이라고 했다.
의협은 “정부가 매년 5000여 명의 신규 의사를 배출해 의사를 죽이고, 급여와 비급여의 혼합진료를 금지해 개원가의 씨를 말리겠다고 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71.2%인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 63.1%인 7813명으로, 전체 전공의 3분의 2가량이 의료 현장을 떠났다.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했다.
복지부는 21일 “자신들의 권리를 환자의 생명보다 우위에 두는 의사단체의 인식에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의료인의 기본 소명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으로서, 이를 위협하는 어떠한 집단행동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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