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이→팔 점령' 적법성 심리 개시…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급 학대"
2년전 유엔총회 법적자문 요청…ICJ 5개월뒤 '권고적 의견' 표명할듯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국제사법재판소(ICJ)가 1967년 이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것과 관련해 적법성 심리를 개시한 가운데 20일(현지시간) 변론에 참여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국이 1950년부터 40년간 시행했던 아파르트헤이트(흑백분리)에 버금가는 극단적 정책을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집행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부시 마돈셀라 네덜란드 주재 남아공 대사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의 ICJ 본부에서 열린 심리에 출석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이스라엘 정권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규정해야 오랜 지연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재판부가 이에 걸맞 권고적 의견(Advisory Opinion)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마돈셀라 대사는 이어 이스라엘 정부가 "유대인 정착민들에게는 공공 서비스와 개발 특혜를 제공하는 반면 기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는 가혹한 조건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서안지구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아파르트헤이트보다 더 극단적인 행태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한 현재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와 같은 관행이 발생하면 누구든 고발 의무를 진다면서 이번 변론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차별적인 토지 구획과 계획 정책, 징벌적 주택 철거, 마을과 도시에 대한 폭력적인 침입을 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점령하고 요르단이 관할한 동예루살렘을 합병했다. 이후 서안지구에선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했고 동예루살렘은 수도로 삼았다. 2005년 이스라엘 군과 경찰은 가자지구에서 철수했지만 여전히 이집트와 맞닿은 국경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하마스 기습에 대한 보복으로 넉 달째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강행하고 있다.
이번 심리는 2022년 12월 유엔총회가 1967년 이전에 형성된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장기간 점령과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합병,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등의 적법 여부와 관련해 ICJ에 자문을 구하기로 결의하면서 시작됐다. 유엔 결의를 받은 ICJ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사안에 대한 법적인 견해를 담은 권고적 의견을 발표해야 한다.
이를 위해 ICJ는 전날(19일)부터 청문회를 개최해 적법성 심리에 돌입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포함해 52개국 대표들은 하루 10개국씩 나눠 오는 26일까지 재판부에 구두 진술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전날 첫번째 주자로 법정에 섰다. 미국은 오는 21일 연설한다. 청문회 불참을 선언한 이스라엘은 서면 진술서를 보내 ICJ의 의견 표명이 팔레스타인과의 협상 타결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는 청문회에 출석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 불법임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의 판단은 점령을 즉각 종식하고,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의 길을 닦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이 아무도 죽지 않고 두 국가가 공존하는 미래"를 역설했다.
ICJ 판결과 달리 권고적 의견은 법적 자문에 그쳐 구속력이 있지 않다. 그럼에도 52개국이 단일 사건을 두고 진술에 나서는 건 1945년 ICJ 설립 이래 전례 없는 규모인 만큼 이스라엘에는 상당한 외교적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국제 관습법 제정 과정에서 중요한 법적 논거가 될 수도 있다.
ICJ는 재판관 15인의 검토를 거쳐 5개월 뒤 권고적 의견을 표명할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2004년에도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에서 건설한 분리 장벽이 국제법에 반한다는 ICJ 권고적 의견을 따르지 않았다. 2022년에는 유엔 총회에서 ICJ 자문 결의안이 통과되자 이스라엘은 즉각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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