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러시아에 중대 제재 예고…나발니 사망·우크라 침공 관련

이본영 기자 2024. 2. 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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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중대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0일 브리핑에서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해" 오는 23일에 중대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러시아가 세상에 어떤 식으로 얘기를 하겠다고 결정했든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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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이탈리아 로마의 캄피돌리오 건물에 알렉세이 나발니의 모습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로마/로이터 연합뉴스

백악관이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중대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0일 브리핑에서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해” 오는 23일에 중대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러시아가 세상에 어떤 식으로 얘기를 하겠다고 결정했든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재 내용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나발니의 죽음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책임을 묻는 제재를 추가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 대러 제재는 러시아 방위산업과 전쟁 수행 능력에 타격을 입히는 “실질적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제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광범위한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 대해 원유 가격 상한제 강화나 외환보유고 압류가 추가 제재 방안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에 부과한 배럴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을 30달러로 내리고, 유럽 은행들에 동결된 러시아 외환보유고를 압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등이 강력한 제재를 시행한다고 주장하는 중에도 러시아는 인도에 대한 원유 수출 확대 등을 통해 국고를 채우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재 한계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쪽에서는 의회가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예산을 배정해주지 않는 것에 대한 비상 대책으로 러시아 외환보유고를 사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법률적 문제 등 복잡한 사안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악관은 한편으로는 나발니의 죽음을 의회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예산을 확보하는 기회로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의 동맹들과 적들은 모두 의회가 하는 일을 매우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미국 안팎에는 미국의 지도력과, 세계적인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십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미국 상원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601억달러, 이스라엘 141억달러,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48억달러 등 총 950억달러(약 127조원) 규모의 군사 원조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큰 하원에서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이 이런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전직 대통령 트럼프와 다른 공화당 사람들은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푸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나발니의 갑작스런 죽음은 내가 우리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더 잘 알게 해줬다”는 글을 올렸다. 여러 민·형사 사건으로 곤란을 겪는 자신의 처지를 나발니에게 비유한 것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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