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 컵 인식 인공 눈, 치매 낮추는 스피커..."AI로 사회 난제 해결 도전" [ESG클린리더스]
발달장애인 자해 등 위험 행위 감지도
AI 스피커, 치매 전환율 평균의 5분의 1로 줄여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SK텔레콤이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ESG) 사업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각적 정보를 분석하는 비전 AI는 다회용 컵 사용 문화 정착과 발달 장애인 행동 연구에 쓰인다. 고령자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SK텔레콤의 AI 스피커는 치매 예방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회용 컵 사용문화 정착 돕는 영상인식 AI
SKT는 2020년부터 폐플라스틱이 불러일으킨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관·기업들과 '해빗에코얼라이언스'를 띄우고 해피해빗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해피해빗 프로젝트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와 머그컵 등을 더 많이 쓰도록 권장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를 살 때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고객은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마실 것을 받아 자유롭게 이용한 뒤 무인 다회용 컵 반납기를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돌려받을 때는 현금 외에도 SKT와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가 함께 만들어 운영 중인 '해피해빗'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포인트를 쌓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SKT의 비전 AI 기술이 등장한다. 대형·중형 다회용 컵 반납기에 고객이 집어넣은 다회용 컵이 지정된 컵이 맞는지 AI가 따져보는 것이다. 소형 반납기의 경우엔 QR코드를 인식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해피해빗은 시행 후 2년 만에 일회용 컵 1,000만 개를 줄이는 성과를 거두며 대표적 ESG 경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해피해빗을 무색 페트병, 고품질 재활용품 수거 등 재사용·재활용 분야로까지 넓혀 탈(脫)탄소 전환 효과까지 노린다. 해피해빗 앱에 리사이클 포인트 기능을 추가, 사용한 무색 페트병을 무인 수거기에 배출 시 보상 포인트를 손쉽게 적립·관리하고 다양한 포인트로 바꿀 수 있게 했다.
발달장애인의 위험한 행위 감지해 기록하는 AI
SK텔레콤은 비전 AI 기술을 활용해 발달장애인의 행동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울시 종로·도봉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에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패턴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일상 속 위험을 알아차려 적절하게 대응하는 분석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비전 AI 기술이 적용된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발달장애인들의 도전적 행동을 분석, 자동으로 기록한다.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이란 다른 사람이나 스스로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 또는 물건을 파손하는 등 위험한 행위를 말한다. 이 때문에 도전적 행동을 하기에 앞서 맞닥뜨리는 상황 등 원인을 따져보고 특정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을 때 빠르게 모니터링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돌봄 체계가 필요하다.
SKT의 비전 AI기술은 발달장애인의 발차기·주먹질·밀고 당기기·쓰러짐·머리 때리기(자해)·드러눕기·달리기·배회하기·점프 등 총 9가지 도전적 행동을 인지할 수 있다. 패턴을 인식·분석해 이를 텍스트로 바꾸고 이런 행동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도 기록할 수 있다. 행동 전문가들이 모은 데이터를 검토해 해결책을 제공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SKT는 서울시와 함께 데이터에 바탕으로 둔 중재 계획을 세워 복지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발달장애인 행동에 그치지 않고 노인과 어린이 등의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어르신 곁에서 치매 예방 문제풀이 함께하는 AI 스피커
SK텔레콤의 AI 스피커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대표 기술이다. 이는 고령자를 위한 돌봄과 긴급 구조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특히 AI 스피커를 활용한 기억훈련 프로그램 '두뇌톡톡'이 치매 위험이 높은 고령자의 치매 발병 확률을 낮추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SKT는 2021년 6월~2023년 6월 충남 부여군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 사회성과보상(SIB)사업을 진행했다. 치매 고위험군인 경도인지장애자1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인지치료와 AI 기반 두뇌톡톡 서비스를 제공했다. 두뇌톡톡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문제를 내고 답변을 하는 방식이다.
사업 평가 기관인 인제대 일산백병원에 따르면 사업 기간 2년 동안 경도인지장애 노인 30명 중 1명만 치매가 진행됐다. 조사대상 전체의 치매 이환율2은 3.24%로 집계됐다. 통상적인 연간 치매 이환율이 15%인 점을 고려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SKT는 두뇌톡톡 기반 사회 성과 보상 사업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인적·물적 부담을 덜고 노령화 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방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를 비롯한 ICT를 바탕으로 한 사회 난제 해결을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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