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10년만에 숨통 트여요"… 돌봄 받는 어르신의 미소

정수현 기자 입력 2024. 2. 21. 11:53 수정 2024. 2. 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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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편집자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고령화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시니어 케어 업체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사진은 경기 용인시 기흥에 위치한 케어링 주간보호센터에서 장기 요양 수급자들이 슬링에서 체조하는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직장을 다니거나 아이를 돌봐야 할 때 3시간이라도 돌봐주면 너무 큰 도움이 되죠."

김모씨(50대·여성)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위해 3년째 재가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본가에 거주하길 원하는 아버지의 뜻을 고려한 것으로 가족 모두가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결정한 것이다.

10년동안 집에 혼자 머물다가 주간보호센터를 다니는 김모씨(68·남성)는 "센터를 다니면서 재가 요양보호 선생님 덕분에 절대 못 끊을 것 같던 담배도 끊었다"며 "여기서 끼니를 해결하고 이렇게 대화도 나누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흐뭇해 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돌봐야 할 노인 인구도 급격히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949만명을 돌파하면서 1000만명 시대를 예고했다.

그중에서도 돌봄이 필요한 장기요양 등급 인정자 수는 지난해 8월 기준 약 107만명으로 85만명이었던 2020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건강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장기요양 단기·장기(2023~2070년) 추계'에 따르면 장기요양 수급자는 2027년 145만명, 2030년에는 16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돌봄이 필요한 등급 인정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시니어케어 시장도 성장세를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분석한 시니어케어 시장은 2012년 2조9000억원에서 2020년 10조원 규모로 커지는 등 연평균 16.6%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가요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확대돼 2018년 82만2000명이었던 재가요양 서비스이용자가 2022년에는 141만8000명으로 급증했다.

노인 인구는 오는 8월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노인 인구 비중이 20.6%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노인 돌봄 산업은 이제 필수 경제 정책이 됐다. 개인의 선택에 맡겨놨던 노인 복지 시스템이 국가 필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증가하는 돌봄의 안전지대


사진은 경기 용인시 기흥에 위치한 케어링 주간보호센터의 모습(왼쪽)과 인지교육 프로그램(오른쪽)의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경기도 용인시 케어링 주간보호센터 기흥점에서는 40명이 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전 10시부터 이곳에 모여 오후 5시30분까지 간식과 점심, 저녁을 모두 해결한다. 이들은 돌봄 안전지대인 이곳에서 보살핌을 받는다.

채성욱 케어링 수도권본부장은 "2017년 노인 돌봄 사업을 시작할 당시 2500개에 불과했던 시장전체 주간보호센터가 6~7년 만에 2배 늘어나 5000개가 넘었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자택 간병 수요가 증가하면서 재가요양 시장도 급격히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케어 산업은 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을 기점으로 크게 변화했다. 장기요양기관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보험 급여를 지원받게 되면서다. 장기요양을 원하는 수급자는 국가에서 지정한 '장기요양 등급'을 인정받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 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다.

2022년 기준 전체 시니어케어 시장에서 공단이 부담하는 급여비는 78.6%로 나타났다. 본인부담금도 필수적으로 포함되지만 보험급여가 제공되는 만큼 개인의 부담이 상당히 줄었다. 이처럼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는 재가요양 서비스에는 요양보호사가 가정에 직접 방문하는 방문 요양 서비스, 노인이 시설로 직접 찾아가는 주야간 보호 서비스 등이 있다.

채 본부장은 "앞으로 3~4년 후에는 베이비붐 세대가 더 나이 드는데 노인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사회구조상 어쩔 수 없다"며 "시니어케어 산업이 커지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밝혔다.



편리함·경제성 이어 전문성까지… 보편화되는 시장


사진은 이계연 요양보호사가 인지 교육 프로그램을 정리하는 모습(왼쪽)과 어르신들을 돌보는 현장의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케어링 주간보호센터 기흥점에서 돌봄을 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이계연씨(69·남)는 "어머니가 주간보호센터에서 케어받는 모습을 보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다"며 "1년 반 넘게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고객 수가 증가하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교육시간이 올해부터 320시간으로 이전보다 80시간 늘어났다. 이씨는 "요양보호사에 대한 전문성을 요하는 분위기도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문 요양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는 이임순씨(70·여)도 "수급자분이 센터에 요양을 신청하면 수급자 또는 보호자와의 면담을 통해 요양보호사 면접을 실시한 후 선택한다"며 "요양보호사가 되려면 국가자격시험에 반드시 합격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전문적이다"고 설명했다.

요양보호사 안성의씨(61·여)도 "장기요양 3등급인 어르신(92·여)의 경우 하루 3시간씩 인지교육, 신체활동, 산책, 말벗 등 돌봄을 한다"며 "우울증이 심해진 어르신을 돌보는 과정에서 요양보호사가 오랜 벗처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MZ세대로 확장되는 요양보호사 직업?


사진은 지난 6일 오전 7시 한 아파트에서 나오는 주·야간보호센터 차량의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요양보호사의 성·연령별 자격·등록자 수 추이 등을 고려하면 오는 2025년 이후부터 공급보다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27년 75만5000명의 요양보호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같은 시기 실제 활동하는 요양보호사는 68만명으로 7만5000명이 부족해 인력난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의 평균 연령이 60세로 고령인 점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요양보호사(60만1492명) 중 94.3%가 여성이며 연령별로는 50~60대가 81.1%, 60대 이상이 62.3%를 차지했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가 된 셈이다.

외국인 요양보호사의 유입도 주목할 만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외국인 요양보호사 수는 2018년 1911명에서 2022년 4795명으로 2.5배 늘어났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3852명(80.4%)으로 가장 많고 일본이 484명(10.1%)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요양보호사 이계연씨(69·남)는 "어르신들은 요양보호사를 선생님이 아닌 도우미로 착각하는 게 현실"이라며 "돌봄서비스에 대한 질을 개선하고 수준을 올릴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제도와 연차에 따른 승급제도가 인정된다면 MZ세대로도 확산되면서 전문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성욱 케어링 수도권본부장은 "고령화를 겪는 일본의 경우 이미 많은 젊은층이 요양보호사 직군에 진입했다"며 "앞으로 커져가는 시니어케어 시장의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젊은층도 개호복지사 등으로 시니어케어 업체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 정부도 시니어 복지 시스템에 젊은층을 유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시니어케어 기업들도 점점 대기업화되는 추세인데 좋은 인재풀이 형성돼 에이지테크, 노인학 등 학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길 바란다" 고 강조했다.

정수현 기자 jy34jy3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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