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게이트 종료' 축구협회, 새 감독 선임 남았다

김영훈 기자 2024. 2. 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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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이제는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해야 한다.

한국축구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월드컵의 여파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요르단과 준결승전 이후 연일 축구와 관련한 소식을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무능력함을 보여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그런 감독 선임을 주요한 역할을 맡았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고, 지난 14일에는 외신의 보도로 대표팀 내부 갈등까지 밝혀지며 논란이 이어졌다.

팀 내 마찰이 있었던 선수는 손흥민과 이강인이었다. 한국축구를 이끌어가는 주장과 앞으로 이끌어 갈 차세대 에이스 간의 충돌로 많은 시선이 쏠렸다. 요르단전을 앞두고 팀 만찬 시간에서 탁구를 치고 있는 몇몇 선수들에게 손흥민이 자중하자고 요구하며 둘 사이 다툼이 있었고, 이강인은 선배이자 주장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비판을 넘은 비난을 받았다.

더욱이 대한축구협회는 평소와 달리 이례적으로 이를 사실이라고 밝히며 내부 소식이 외부로 흘러나간 것에 대해 행정적 처리에 있어 질타를 받기도 했다.

계속해서 축구계 관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클린스만 감독 경질 건의안을 제출했고, 16일 임원회의가 소집됐다.

아시안컵 결승전 참관 후 그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정몽규 회장은 첫 공식석상에 나섰고, 당시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감독 선임, 전력강화위원회 재편, 선수단 내부 갈등 재발 방지 등 한국축구 재정비에 대해 이야기하며 약속했다.

다만, 사퇴와 관련해서는 다른 답변을 내놓았고, 재선에 대한 질문에도 모호한 대답과 함께 4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한국축구다. 대한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 재편부터 나섰다. 20일 축구협회는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에 대표팀 지도자 겨험이 있는 정해성 협회 대회위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해성 위원장은 2002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 체제에서 한국인 코치로 4강 진출에 힘을 보탰고,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는 허정무 감독의 수석코치로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지출에 기여했다. 프로팀 감독으로서는 K리그에서 제주와 전남을 지휘했다"고 소개했다.

정해성 위원장을 비롯해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이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로 선출됐다며 21일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알렸다.

사진=DB


이후 선수들까지 나섰다. 이른바 '탁구게이트' 혹은 '탁구논란'으로 불거진 대표팀 내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였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이강인은 용서를 구하기 위해 잉글랜드 런던으로 향했고, 손흥민은 이강인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강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아시안컵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손)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긍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습니다.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는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팀에 대한 조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하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습니다"며 반성했다.

이어 주장 손흥민도 같은 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안녕하세요. 손흥민입니다.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합니다"고 운을 뗀 뒤 "(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인이가 다시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더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특별히 보살피겠습니다"고 알렸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도 "저도 제가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을 두고 "그 일 이후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며 "그리고 일각에서 나오는 대표팀 내 편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 바라보려 노력해 왔습니다"고 반박했다.

이로써 선수단 내부 분열 의혹은 사라졌다. 선배 손흥민은 후배 이강인을 품었고, 이강인 또한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다시 발을 맞출 두 선수의 호흡을 기대케 했다.

이제 축구협회는 새로운 감독 찾기에 나서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며 한국축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약 1년 2개월이라는 시간을 소모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약 2년반 가량 남은 가운데 대표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사령탑을 선택해야 한다.

한국축구의 황금세대 또한 시간이 많지 않다. 손흥민을 비롯해 이재성, 김영권, 김진수, 김태환, 김승규 등 30대가 넘어가고 있다. 오는 월드컵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이강인을 비롯해 향후 대표팀을 이끌 김민재, 황희찬, 조규성, 홍현석, 정우영, 설영우, 오현규, 황인범과 함께 뛸 날이 여유롭지 않다는 뜻이다.

현재 다양한 후임 감독이 후보군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축구협회의 공식적인 후보군이라고 보기엔 이르다. 과거 PSV 아인트호번(네덜란드),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등 유럽 프로팀을 이끈 필립 코쿠, 바르셀로나 레전드 프랑크 더부어 등 다양한 인물이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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