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삼킨 박민영 "전 남친=실수…엄마 뱃속에 돌아가고파" [인터뷰]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2024. 2. 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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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바닥을 치고 신인의 마음으로…"

배우 박민영(37)이 불미스러운 사생활 논란에 정면돌파, 위기를 기회로 삼는 놀라운 도약을 보여주며 인생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박민영은 지난 2006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강유미 역할로 연예계에 혜성처럼 데뷔했다.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레전드 시트콤에서 통통 튀는 발랄함과 미스터리를 품은 반전 매력으로 존재감을 발산,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다. 곧바로 차기작인 '아이 엠 샘'에서 여주인공 자리를 꿰찬 뒤 '성균관 스캔들' '시티헌터' '영광의 재인' '힐러' '리멤버-아들의 전쟁' '김비서가 왜 그럴까' '그녀의 사생활' 등 주옥 같은 히트작을 다수 배출했다.

이처럼 박민영은 이렇다 할 논란 없이 20년 가까이 '안방극장 퀸'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그런 그가 2022년 A 씨와의 열애 사실이 알려진 후 구설에 휘말린 바, 대중에겐 매우 충격일 수밖에 없다. A 씨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사업가로 회삿돈 600억 원 이상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결국 박민영은 열애 인정 이틀 만에 결별을 발표했으나, 이 과정에서 박민영의 친언니가 빗썸 관계사의 사외이사로 등기되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나며 부정적 여론이 들끓었다. 박민영 친언니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 사외이사를 사임했다. 

'내남편' 속 박민영

이러한 논란 속 복귀를 강행하는 승부수를 띄운 박민영. 동명의 인기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 연출 박원국 한진선, 이하 '내남편')에서 강지원 역할로 안방극장에 당당히 컴백한 것이다. 강지원은 절친 정수민(송하윤)과 남편 박민환(이이경)의 불륜을 목격한 날 살해당한 시한부 암 환자 캐릭터. 10년 전으로 돌아간 인생 2회차에서 처참한 운명을 바꾸며 아찔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한다. 박민영은 주체적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캐릭터를 통쾌하게 소화해내 호평을 받았다. 특히 그는 시한부 역할을 위해 몸무게를 무려 37kg까지 감량하는 연기 투혼을 발휘했다. 여기에 박민영은 송하윤, 이이경, 보아(오유라 역)까지 세 빌런에 맞서 사이다 복수를 펼치고 8세 연하의 배우 나인우(유지혁 역)와 달달한 로맨스 케미로 높은 시청률을 견인했다. 

제대로 칼을 갈고 돌아온 박민영의 열연에 힘입어 '내남편'은 최고 시청률 13%를 찍고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20일 방송된 최종회 16회는 빌런들을 처단한 강지원이 유지혁과의 결혼으로 꽉 닫힌 해피엔딩을 완성, 시청률 12%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달 드라마 방영 도중에도 박민영이 전 연인 A 씨와 교제 당시 현금 2억 5,000만 원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보도되며 논란은 계속된 바. 하지만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은 "A 씨에 의하여 박민영 계좌가 사용된 것일 뿐, 박민영의 생활비로 사용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박민영 본인 역시 직접 SNS에 "지겹다"라고 반박해 화제를 모았다.

각종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으나 결국 박민영은 배우 인생 최대 위기에서 작품으로 대중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 기회를 만들어냈다. 불굴의 박민영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만나 복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박민영은 아이즈(IZE)에 "바닥을 치고 초심을 되찾았다"라고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삼키며 허심탄회하게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많은 이의 예상과 달리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만큼, 먼저 나서서 "많은 이슈에도 불구하고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내남편' 제작발표회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저의 실수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 제 진심이 조금이라도 닿을 수 있길 바란다"라고 90도 인사를 거넸다. 논란을 피하지 않고 당차게 맞선 박민영이다.

다음은 배우 박민영과 일문일답.

Q. 인터뷰를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가.

"여러분이 아시는 그 일이 재작년이 되어버렸다. 저도 제 실수를 인정하는 데까지 너무 힘들었지만, 인정하고 나니까 모든 게 선명해졌다. 더 많은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를 강행했다. 이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제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내남편'을 빨리 선택한 이유도 있었다."

Q. 말한 대로 이른 복귀가 화제였는데 어떤 심경이었나. 

"바닥을 한 번 쳐보니까, 많은 걸 감내하고 받아들이고 나니까, '앞으로 두 번 다시 실수 안 하면 되니 배우로써 본분에 충실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라는 다짐이 들더라. 그래서 강지원 캐릭터가 더 와닿았고, '내남편'을 선택한 계기가 되었다. 제 인생에 한 번 엄청 커다란 시련을 만났는데 생각보다 오래갔다. 사실 지금도 완전히 극복한 게 아니라 평생 가져가야 할 거 같다. 무척 무섭다. 그렇지만 이제는 좀 더 가까이 소통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한다."

Q. "지겹다"라는 SNS 글은 무슨 마음에서 작성한 것이었나.

"그건 '가짜 뉴스' 때문이었다. 제가 잘못한 건, 제 실수에 대해선 분명 짚고 넘어갔다. 그런데 세상에 가짜 뉴스가 너무 많아서 제가 유튜브를 못 연다. 마치 쇠창살에 꽂힌 느낌이다. 답답하기도 하고 왜 이렇게까지 나쁘게 사람을 매도할까, 그 가짜 뉴스에 대한 부분에 그랬던 거다. 제가 실수를 안 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유튜브가 익명으로 올리는 것이다 보니 잘못된 것이 너무 많더라. 거기에 대해선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어쩌다가 어떤 유튜브 영상을 클릭했는데 저를 안 좋게 만들려 하다 보니 사실이 아닌 부분을 진짜인 것처럼 '짜집기'를 해놨더라. 제가 잘 해내온 것조차 왜곡한 게 있어서, 여기에 대한 분노였다. 나머지 이슈들은 말로서 전달하기 힘든 점이 있다. 왜곡될 수 있는 부분이라 지금도 너무 조심스럽다."

Q. 구체적으로 가장 분노를 유발한 '가짜 뉴스'가 무엇이냐.

"'박민영' 이름을 치면 나오는 대부분이 안 좋은 뉴스들이었다. 유튜브에 그런 숏폼 콘텐츠들이 너무 많이 올라오더라. 하다못해 있던 일도 아닌데 꾸며내서, 아예 새로운 일을 내가 한 것처럼 되어버렸다. 그런 게 정말 많이 올라와서 하나를 집기 어려울 정도라 지쳤다."

Q.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느낀 심정은 어떠한가.

"제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모든 기자님의 기사들조차도 정말 당연한 게 아니고 매우 큰 선물이었구나, 이런 현실을 어려울 때 알게 된 거 같다. 제가 데뷔 때부터 무명이 없고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그래서 잘 몰랐던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좀 들긴 했다."

Q. 그런 와중에 '내남편' 촬영에 돌입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디서 그 힘이 나왔나.

"더 빨리 제 진심을 알려드리고 싶었고 당연시 여겼던 부분에 대해서 감사함도 표시하고 싶었다. 특히 저를 믿어주고 항상 응원해 준 팬분들에게 빨리 '나 잘 있다, 걱정 말라'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제가 이런 자리가 필요한데,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더라. 사실 세상은 어찌 됐든 성과를 이뤄내야 이런 기회도 생기지 않나. 그래서 너무 힘든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엔 멘털을 부여잡고 힘들게 촬영에 임했는데, 나중엔 제가 진짜 연기를 좋아했고 사랑했구나를 느꼈다. 포카리스웨트만 마시며 쓰러져갈 때도 '슛'(shoot)만 되면 어떻게 구현해낼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제대로 나오면 신나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초심을 되찾았다. 신인의 마음이 들더라. 아예 '0'으로 만들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쌓아 올릴 것만 생각이 들었다."

Q. 앞서 거듭 '실수'라는 표현을 썼는데 무슨 의미로 얘기한 것인지 궁금하다.

"제가 저체온증이랑 우울증이 같이 와서 제 자신이 아닐 정도로 많이 아팠다. 그때 뭔가 원래 박민영으로서 하지 않았을 거 같은 선택을 했고, 그 시간을 후회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그게 가장 큰 실수다. '아 진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그 기간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아직은 아물지 않은 상태다. 그저 '건강해져야겠다'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내남편'을 결정하게 된 큰 메시지 중 하나가, 정말 잠자려고 누웠을 때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한 느낌 때문이었다. 그래도 네가 다시 일어나 살 거라면, 실수를 바로잡고 '죄송하다' 인정한 후에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강지원처럼 '그래 너 할 수 있어, 이겨내야지 어떻게 하겠어'라며 다독였다. 인간 박민영은 많이 망가졌지만 배우 박민영은 아직 살아있고 20년간 바르게 살려고 노력한 그 시간을 버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제 자신을 많이 세뇌시킨 거다. '할 수 있다, 무너지지 말자'라고."

Q. 강지원처럼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도 떠올려 봤을 것 같은데.

"인생을 되돌린 1회가 가장 와닿았다. 저는 되돌릴 수 있다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로 가고 싶다. 그냥 얼마나 편하게 행복하게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있었을까 싶다. 삶이 녹록지 않다는 걸 알게 돼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삶의 굴곡을 몰랐을 때다."

Q. '내남편'이 시청자들에겐 '막장' 요소로 각광받았는데, 어떠한 매력에서 확신을 얻었나.

"자신은 없었지만, 재밌던 건 확실했다. 이 대본이 주는 힘이 있었다. 정말 한국적인 드라마이지 않나. 막장이지만 와중에 순수한 로맨스도 있고, 어떻게 잘 소화시키면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스라이팅 과정도 섬세하게 다뤄져서 다른 결의 막장이 될 수 있겠다 싶더라. 저는 사실 우리 드라마가 막장이라고 생각 안 하고 찍긴 했다. 모든 신에 진지하게 임했고, 그게 제 몫이라 생각했으니까.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따라가는 화자 역할을 했고, 중심을 잘 잡으려고 했다."

Q. 체중을 37kg까지 감량은 본인의 의지였나.

"맞다. 감독님께서도 이 정도까지 원하신 건 아니었던 거 같다. 제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떨리는 앙상한 손, 환자복 사이로 드러나는 뼈, 메마름, 건조함, 영혼 없는 동공' 이런 단어들이 크게 와닿았다. 저는 어떤 드라마든 1부가 정말 중요하다 생각한다. 1부가 시청자분들의 마음에 전해져야 유입이 되니까. 하필 인생 1회차 강지원의 아픈 시절이 1부의 28신까지라, 그걸 정말 잘해내고 싶었다. '박민영 얼굴 무슨 일이야' 얘기가 있더라도 앙상하게 보이고 싶었다. 정말 살이 빠지다 보면 얼굴만 통통할 수 없지 않나. 광대도 도드라지는 앙상함, 그걸 표현하려다 보니까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거보다 좀 더 많이 뺐다. 37kg이 돼서 화면에 잡혔을 때 '됐다' 싶더라. 지금 몸무게는 43~44kg이다. 거의 다 돌아왔다."

Q. 출연진을 집에 초대해 팀워크를 다지는 자리를 직접 마련했다던데.

"식사 초대는 제가 항상 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다 같이 회식을 할 때는 모든 사람이 모이다 보니 배우끼리는 대화를 나눌 시간이 거의 없어서. 배우들끼리 가질 시간을 찾다 보니까 집이 좀 얘기하기 편하더라. 편한 자리에서 서로 캐릭터 톤을 잡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게 된다. 나인우와의 로맨스도 이 친구가 생각하는 유지혁 캐릭터는 어떤지 듣고 어떻게 멜로에 타당성을 부여하고 그 과정을 빌드 업할 것인지, 함께 많은 얘기를 나누며 만들어갔다. 이 또한 (주연으로서)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Q. 호평이 많았지만 사투리 연기에 있어선 이기광(백은호 역)과 함께 '사투리 호소인'이라는 '밈'(meme)이 생성되어 퍼져나갔다.

"감독님이 부산 분이시다. 저는 부산 출신인 최규리(유희연 역)에게 대사 녹음을 부탁하여 그 녹음본으로 연습을 했고. 분명 감독님은 80% 이상 맞다고 해주셨는데... (웃음) 아, 이건 나의 역량이구나 싶었다. 정말 외국어보다 힘든 게 사투리 연기더라. 지방마다 색이 다르고 경상도 안에서도 제각각이라 (사투리 연기는) 제가 넘을 수 없는 벽 같이 느껴졌다."

Q. 출근 룩, 동창회 룩 등 'TPO'(시간 Time·장소 Place·상황 Occasion)에 맞지 않는 과한 의상도 온라인상을 들썩였는데.

"외적으로는 원작 웹툰이 긴 머리에 '김비서가 왜그럴까'의 옷차림을 하고 있어서, 이거는 위험할 수 있겠다 싶었다.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머리를 할까 고민해 봤을 때, 실제로 내가 너무 힘들 때면 단발 스타일이 하고 싶은 게 생각이 났다. 그래서 '단발로 확 변신을 해버리면 어떨까요' 제안을 드렸는데 감독님도 좋다고 하셔서 촬영하면서 잘랐다. 옷차림은 배경이 된 2013년 키워드를 찾아보니 '오프숄더' '레오퍼드' '가죽 스키니' '스틸레토 힐' 등이더라. 과하지만, 인생 2회차의 새로운 느낌의 강지원을 보여드리려 했다. 모자도 페도라를 쓰고, 메이크업도 세미 스모키를 하고. 이런 유행을 잘 사용하려다 보니까 제 욕심이 과했다."

Q. 그럼에도 회사에 오프숄더 패션은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논란이 된 오프숄더의 '예방주사 룩'은 제가 보면서도 어깨를 덮어주고 싶더라. 저도 '어떡하지' 하면서 봤다. 이미 다 찍어놓은 상태였고 하필 연결도 길었다. 스타일리스트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그때 잠깐 새 스타일리스트와 함께했다. 그때 예방주사 룩과, 동창회 '도끼 룩'이 탄생한 거다. 우리 둘 다 열정이 너무 넘쳐서, 어긋난 거다. 새 스타일리스트 분과 9회차까지 함께하고, 다시 원래 10년간 같이 한 팀으로 돌아갔다.

Q. 헤어와 의상 스타일링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건 이번이 유독 그런 것이냐.

"'내남편'뿐만 아니라, 원래도 드라마 속 스타일링은 제가 다 한다. 처음으로 실수한 거 같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김미소와 달라야 했고, '그녀의 사생활' 성덕미와도, '기상청 사람들' 진하경과도, '월수금화목토' 최상은과도 달라야 했고 그 차이를 두려고 하다 보니 실수했다. 오피스물이 4번째라 더 이상 입을 옷도 없어졌다. 안전하게 갔어야 했는데 새로운 모습을 위해, 드라마틱 하게 가려다가 욕심이 과해졌다."

Q. 어찌 됐든 드라마는 방영 내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분들의 큰 사랑에 힘을 얻기도 했는데 사실 마음을 놓지 못했던 거 같다. 방송 초반엔 촬영을 병행하고 있어서 응원들을 다 못 봤다. 편집본을 끊임없이 보며 감독님과 얘기하고 어떻게 하면 잘 완성시킬 수 있을지, 많은 의견을 주고받는 데 집중하기도 했고. 그리고 사실 제가 좋은 상황은 아니었던 거 같아서, 그런 관심에서 최대한 멀리하려고 했다. 체감하지 못하다가 촬영이 끝나고 반응들을 찾아봤는데 드라마를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Q. 그래도 인기를 몸소 체감했던 때가 있다면.

"인기를 제일 크게 느낀 건 네일숍에 갔을 때였다. 제가 있는데, 옆방에서 우리 드라마 얘기를 막 하고 계시더라. 이비인후과에 갔을 때도 우리 드라마 얘기를 하는 걸 들었다. 진짜 반응이 있긴 있나 보다 싶었다. 하지만 차분해지려 많이 노력했다. 들뜨거나 하는 건 없다. 왜냐하면 이제는 업이 있으면 다운이 있다는 걸 아니까. 이 순간을 오롯이 즐기질 못하는 거다. 그래서 좀 슬프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노력이 헛되지 않았기에, 드라마가 잘 돼서 너무 다행이다 싶다. 곧 베트남으로 포상 휴가를 가는데 그 시간만은 즐겨야겠다는 생각이다."

Q. 엔딩에 대한 감상도 말해달라.

"서바이벌 같은 느낌이었다. 민환과 수민, 토너먼트로 오른 자(수민)가 저와 싸우고 결국 제가 이기는 엔딩이었다. 제 손으로 처리했고, 지혁과 꽉 막힌 해피엔딩을 그렸다. 웹툰에 충실하여 엔딩만큼은 정말 논란 없게 마무리되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연기를 했고, 최대한 중심을 잃지 않으려 애썼는데 그래도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마무리는 잘했다."

Q. '내남편' 속 쓰레기 남편 민환 때문에 결혼이 달리 느껴지기도 했을 것 같다. '비혼 조장' 반응까지 나왔었는데.

"다행히 민환 장면을 먼저 찍고 지혁을 만나서,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융화되고 희석되었다(웃음). 이런 사랑이 있다면, 이런 사랑도 있겠구나 싶고. 굳이 한다면 지혁 같은 사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민환 같은 사람은 잘 걸러내고. 비혼이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인데 결혼도 그렇다. 워낙 우리 드라마의 빌런들이 세다 보니 안 좋게 느낄 수는 있지만 실제론 모든 결혼이 그렇지는 않지 않나."

Q. 강지원은 해피엔딩을 맞이했는데, 인간 박민영은 어떠한가.

"해피엔딩이길 바라는 현재인 거 같다. 제 삶에도 로맨스가 생겼으면 좋겠다. 근데 무엇보다 삶에 대한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20대, 30대 때는 정말 죽어라 일만 했다. 이제는 어떤 생각이 드냐면 나도 좀 일에 대한 성취감 말고 다른 행복을 찾아보고 싶다. 암 환자 역할을 해서 얼마 전에 제가 기부를 했는데 그때 제일 행복했다. 최근 들어 가장 행복해서,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닥을 치니까 오히려 물질적 풍요 말고 진짜 즐거움, 행복을 찾아보고 싶더라. 제 인생도 좀 의미 있게 쓰이길 바라고 있다. 새로운 꿈이 생기기도 했다. 어떤 메시지를 드릴 수 있는 위치가 된다면 꼭 해내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그러려면 조금 더 연기를 잘하고 열심히 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다시 생겼다."

Q. 그 목표는 무엇이냐.

"안 해봤던 역할들을 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액션 같은 장르. 소속사에도 다음 작품은 로맨스 없는걸 도전해 보고 싶다고 얘기해 놨다. 로맨스 빠진 박민영은 과연 어떨까, 그 민낯을 저도 보고 싶다. 잘하는 분야는 알고 있으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게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연기적으로 한국 시장 말고 외국 시장으로도 가보고 싶어졌다. 우리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이슈를 받고 있지 않나.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1위를 했다. '내남편'을 통해 얻은 것 중에 하나가 그런 소망을 성사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거다. 실제로 오디션을 하나 봤다."

Q. 정식으로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할리우드에 오디션 영상을 보낸 적이 있다. 한동안 꿈이 없었고, 코로나19 때라 힘든 게 있었다. 메말랐던 거 같은데 요즘 다시 뭔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하여 참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오디션을 최대한 많이 볼 거다. 다행히 '내남편'이 외국에 알려지다 보니까 그럴 기회가 생길 거 같다. 최대한 노력을 해볼 생각이다."

Q. 그야말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는데 앞으로의 각오는.

"인생의 제2막이 열렸다. 제가 팬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여기엔 팬들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고, '내남편'에 임했을 때 자세를 잊지 말고 계속 가자는 의미도 담겼다. 이제는 진짜 흔들리지 않고 땅을 밟고 설 자신이 생겼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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