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반납하고 영공 지켰다…'최우수 조종사'에 김선경 소령

김 소령, 김신 장군의 삶과 뜻 기리는 '김신상'도 처음으로 받아
"수상 영예 기쁨, 고인 된 동료와 나누고파…공군 발전 힘쓸 것"

김선경 공군 소령.(공군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3년 공군 최우수 조종사에 제11전투비행단 소속 F-15K 전투임무기 조종사 김선경 소령(37∙공사 57기)이 선정됐다.

공군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공군호텔 컨벤션홀에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2023년 최우수 조종사 시상식'을 열어 김 소령에게 대통령 표창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최우수 조종사는 탑건(Top Gun)과는 다르다. 최우수 조종사는 비행기량 뿐만도아니라 작전기여도, 부대 생활, 동료 평가 등 조종사에게 요구되는 제반 평가 항목에서 가장 높이 평가된 최고득점자를, 탑건은 공군 공중사격대회 우승자로서 전투기 명사수를 의미한다.

공군은 지난 1979년 처음으로 최우수 조종사를 선정했으며, 이번 김 소령까지 총 45명의 최우수 조종사가 선정됐다.

총 2000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는 김 소령은 지난해에만 240시간을 비행했다. 이는 휴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비행을 해야 가능한 시간이다.

김 소령은 비행대대 선임편대장이었을 때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으로 긴급출격 임무가 잦아지자 출산휴가를 반납하고 조기 복귀하기도 했다.

김선경 공군 소령.(공군 제공)

김 소령은 김신장군기념사업회가 수여하는 '김신상'(상패 및 상금 1000만원)도 최초로 수상한다. 제6대 공군참모총장이었던 김신 장군은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차남으로, 한국전쟁(6·25전쟁) 때 지휘관으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공군작전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공군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 공군작전사령부에서 전술통제관으로 근무 중인 김 소령은 "사랑하는 동기 고(故) 김주영 소령이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 '조종사로서 네 몫까지 더 열심히 비행하겠다'고 약속했었다"라며 "수상의 영예를 김 소령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가정처럼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있어 아내와 딸 채이에게 '늘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지금까지 항공작전 최일선에서 배우고 익힌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공군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분야별 최우수 조종사 3명에게도 국방부장관 표창과 상금 각 100만원이 수여된다.

△전투임무분야 11전비 F-15K 조종사 김주호 소령(35∙공사 60기) △비행교육 분야 제1전투비행단 T-50 조종사 이상범 소령(36∙공사 59기) △기동·통제·급유 및 기타분야 11전비 F-15K 조종사 정태영 소령(35∙공사 60기)이 선정됐다.

또한 △전투임무기 △공중기동기 △훈련기 △헬기 등 기종별 우수 조종사 23명과 우수 조종군무원 2명에겐 각각 참모총장 표창이 수여된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