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제작 첫 도전, 쉽지 않았어요”[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4. 2. 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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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윤진, 사진제공|CJ ENM



배우 김윤진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에 출연은 물론, 공동제작까지 하며 제작자로서 출발을 알렸다.

“제작이 재밌긴 하지만, 그 과정은 뼈를 깎는 고통이었어요. 어떤 반응이 오느냐에 따라 ‘그때 더 좋은 안이 있었는데!’라고 후회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어요.”

김윤진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도그데이즈’를 제작하며 알게 된 것들과 영화에 대한 애정, 원조 월드스타로서 느끼는 요즘 한류의 인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 김윤진, 사진제공|CJ ENM



■“4년 준비한 ‘도그데이즈’, 윤여정 캐스팅되는 균형이 확 잡혔어요”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여정, 유해진, 정성화, 김윤진, 이현우, 다니엘 헤니, 탕준상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 작품을 4년 준비했어요. 미국판 ‘도그데이즈’를 보고 열흘 내내 영화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판권을 샀고, 한국적인 색을 많이 넣으려고 했죠. 그런데 제작을 결정한 직후 코로나19가 빵 터진 거예요. 무산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개봉할 수 있게 됐네요.”

제작자로서 작품의 여러 버전을 살펴보며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다행히 윤여정이 캐스팅되면서 중심이 잡혔다고.

“정말 균형이 확 잡히더라고요. 연기만 할 땐 몰랐던 일인데, 제작까지 참여하니 대본 한편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아이디어와 시간이 걸리는지 알게 됐어요. 이렇게까지 배우 캐스팅이 어려운 건지도 몰랐고요. 영화 한 편을 위해 얼마나 뼈를 깎아야 하는지 이젠 알겠떠라고요.”

배우로서도 변화가 생겼다는 그다.

“예전보다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됐어요. 활동한지 25년이 조금 넘었는데요. 배우로서 좁은 시야가 제작을 겸하게 되니 조금 더 넓어졌다고나 할까요? 예전엔 현장이 지루할 정도로 여유롭게 느껴졌다면,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고요. 주변도 배려하게 되더라고요.”

배우 김윤진, 사진제공|CJ ENM



■“원조 월드스타? 명함 내밀기엔 쑥쓰러운 상황이 됐어요”

제작자로서 ‘도그데이즈’를 바라보는 시각도 남달랐다. 정확하게 셀링포인트를 짚어냈다.

“반려견을 키우는 1500만 명을 생각하고 만든 영화에요. 그게 이 작품의 강점이죠. 다양한 인물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며 반려견을 통해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과정을 담았는데요. 그렇다고 교훈적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도 아닌 따뜻한 영화라 잔잔하게 이야기에 스며들 수 있을 거예요.”

그도 반려견을 키우는 터라 이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안다고도 했다.

“저도 꼬미라는 강아지를 키우는데요. 가만히 보면 세상에서 ‘카르페디엠’(현재를 즐겨라)을 제일 잘 실천하는 건 꼬미인 것 같아요. 밥 하나에도 행복해하고 피곤하면 자잖아요. 표현도 다 하고요. 저도 꼬미를 보면서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 해. 오늘은 선물이야’라고 말하곤 해요. 그렇게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생각하고요.”

배우 김윤진, 사진제공|CJ ENM



그는 2004년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하며 월드 스타로 인정받았다. 할리우드 진출 1세대라 지금의 K콘텐츠 열풍을 바라보는 마음도 남다르단다. 마지막으로 한류 붐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주변에선 ‘요즘 월드스타라고 안 불려서 서운하냐’고 묻기도 해요. 그건 아니에요. 오히려 ‘나도 할리우드 진출해야하나’란 농담도 하는데요. 사실 진짜 명함 내밀기엔 쑥쓰러운 상황이 된 것 같긴 해요. 한편으론 이런 상황이 부럽기도 하고요. 전 엄청 고생해서 진출했거든요. 최근 이런 환경들이 제가 활동할 때 마련됐다면 훨씬 수월하고 쉬웠을 텐데란 생각도 들죠. 그러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예전엔 ‘중국인이에요, 일본인이에요?’라고 물어봤다면 요즘은 바로 ‘한국인이에요?’라고 물어요. 그럴 땐 자부심이 느껴지고 기분도 좋죠.”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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