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환자 연기 위해 37㎏까지 감량… 따가운 시선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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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민영(사진)은 20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내남결)의 성공에 대해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박민영은 이 드라마에서 "땅을 밟고 서 있고 싶다"는 대사가 와 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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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팬 정서와 안맞을까 걱정
각국에서 쏟아진 응원에 힘내
“새로운 결의 막장극이 탄생하지 않았나요?”
배우 박민영(사진)은 20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내남결)의 성공에 대해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새해 첫날, 5.2%로 출발한 시청률은 12%까지 치솟았다. 불륜을 소재로 배신과 복수를 거듭하던 이 드라마는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며 ‘K-막장’의 탄생을 알렸다. 이 이야기를 이끈 박민영과 지난 16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K-콘텐츠 특유의 빠른 전개와 시원한 복수가 공감을 얻은 것 같아요. 너무 한국적인 대본이라 해외 팬들의 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도 생각했는데, 각국의 언어로 희망적인 댓글을 써주셔서 그것을 보고 힘을 냈죠. ‘한국 사람들은 모든 게 빠른데, 드라마 전개도 빠르구나’라는 반응이 재미있었어요.”
박민영이 연기한 강지원은 위암 판정을 받은 후 남편과 절친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는 인물이다. 1회에서는 위암 환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체중을 37㎏까지 줄였다. 추악한 진실을 깨닫고 죽게 된 강지원이 10년 전으로 돌아가 깨어난다는 설정이 1회에 모두 담겼다.
“예전에는 ‘4부까지 지켜본다’고 했는데, 요즘은 ‘1부, 20분 안에 (성패가) 결정된다’고 말할 정도로 시청자들은 기다려주지 않아요. 그래서 1회를 위해 수명을 단축시킬 수준으로 몸무게를 줄였죠. 37㎏까지 살을 빼니, 악을 써도 공명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힘이 없었어요. 2회에서 외모에 변화를 준 강지원의 모습을 보며 저도 울컥했어요.”
강지원이 지지받은 이유는 마냥 착한 주인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시 주어진 2회차 인생에서 그는 자신을 괴롭히는 이들에게 통쾌하게 복수한다. 박민영이 꼽은 최고의 복수는 무엇이었을까?
“쇼트폼 콘텐츠로 강지원의 복수 장면을 모아놓은 것을 보니, 제가 오히려 상대방을 괴롭히는 느낌마저 들었어요.(웃음) 켜켜이 쌓인 울분을 토하는 장면들이라 지지를 받은 것 같아요. 큰 복수보다는, 저를 괴롭히던 이들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거나 문자메시지에 답하지 않는 등 강지원의 달라진 모습이 오히려 제게는 더 통쾌하게 느껴졌죠.”
박민영은 이 드라마에서 “땅을 밟고 서 있고 싶다”는 대사가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이는 그의 현실 속 상황과 맞닿아있다. 그는 과거 교제했던 남성이 불미스러운 일로 구속되면서 참고인 조사를 받는 등 구설에 올랐다. ‘내남결’은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내놓은 복귀작이다. 박민영은 이 난관을 애써 피하지 않았다. 종방 인터뷰를 자청하며 60개 넘는 매체와 직접 만났다.
“혼자 버려진 느낌이었어요. 어릴 적 데뷔 후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죠. 숨는 건 정답이 아닌 것 같고, 스크래치 난 ‘인간 박민영’이 아닌 ‘배우 박민영’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매를 맞아야 한다면 직접 맞고, 좋은 배우로서 사람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고 싶었어요. 저를 향한 화살촉이 아프지만 제가 감내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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