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남결’ 송하윤 “정수민 빌런 아냐…열심히 살았을 뿐”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shinye@mk.co.kr) 2024. 2. 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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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과 결혼해줘’ 악녀 정수민 役
“정수민 욕은 해도 송하윤 욕은 안해 다행”
“수민이 연기하면서 행복했다”
배우 송하윤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악역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사진ㅣ킹콩 by 스타쉽
선한 얼굴에 비릿한 미소.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동시에 완성시킨 배우 송하윤(37)이 악녀 캐릭터로 인생캐릭터를 새로 썼다.

송하윤은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절친 강지원(박민영 분)의 남편을 빼앗는 악녀 정수민 역으로 분해 전작들이 생각나지 않는 열연으로 연기 변신에 대성공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종영한 20일 인터뷰를 가진 송하윤은 “너무 신기한게 시청자들이 정수민 욕은 하는데 송하윤 욕은 안하더라. 많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수민이에게 지원이 같은 친구가 있듯) 나에게도 어릴 때부터 친한 지원이 같은 친구가 있는데 오랜만에 만나 너무 반가워서 ‘행복해’라고 하니 ‘진심이야?’라고 하더라. 어떤 연기를 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눈이 무서웠다’고 했다. 친구도 ‘수민이 후유증’을 앓고 있구나 싶었다”고 다소 민망하지만 뜨거운 주변 반응을 전했다.

정수민은 대외적으로 강지원의 오랜 ‘절친’이지만, 실제로는 강지원을 손안에 두고 마구 휘두르는 이중적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송하윤은 정수민 캐릭터에 대해 “거부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정수민 역을 맡은 이유에 대해 “내 연기에 권태감이 있었고, 얼굴에 대한 권태감도 있었다. 연기자 생활을 같은 패턴으로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대본을 읽었는데 수민이 주위에 아무도 없더라. ‘얘는 누가 지켜주지. 정수민은 송하윤이 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이 캐릭터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악의 마음을 잃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송하윤은 “정수민 캐릭터를 위해 1년 동안 지독하게 나를 괴롭혔다”고 회상했다. 사진ㅣ킹콩 by 스타쉽
소름끼치는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와 프로파일러를 찾았고, SNS 게시물을 삭제하고 주변 지인들의 연락을 차단했다.

송하윤은 “1년 동안 지독하게 나를 괴롭혔다. 악역이 처음이어서 방법을 모르니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면서 “캐릭터에 몰입해 촬영하다보니 몸살이 나고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했다간 송하윤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철저히 이성으로 분리해서 기술적으로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수민 캐릭터를 이해할 수 없어서 정신과 의사, 프로파일러를 만나 정수민의 심리 상태에 대해 공부했다. 전문가들은 정수민 캐릭터를 ‘소시오패스’ 과라고 말하더라”라고 밝혔다.

극중 정수민은 결국 절친 강지원의 남자친구인 박민환(이이경 분)을 빼앗아 결혼했지만, 박민환을 살해하고 교도소에 가는 권선징악 엔딩을 맞는다.

송하윤은 “수민이를 교도소에 놓고 오면서 마음이 좀 걸렸다”며 “물론 절대 용서받으면 안되고 있어선 안될 일이지만, 캐릭터를 연기한 나로서는 그냥 수민이가 열심히 산 것 같다”며 갑작스럽게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나는 수민이를 빌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욕을 먹지. 수민이에게 최고의 빌런은 지원이”라고 덧붙였다.

송하윤은 “정수민 캐릭터를 연기하며 연기의 폭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사진ㅣ킹콩 by 스타쉽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1월 1일 첫 방송 시청률 전국 기준 5.2%로 시작(닐슨코리아 기준) 후 매회 시청률 상승세를 탔고, 1월 30일 방송된 10회는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0.7% 시청률을 기록하며 10%의 벽을 깼다. 이는 tvN 월화 드라마 역대 시청률 3위 기록으로, 2023년 3월 종영한 ‘일타 스캔들’(최고 시청률 전국 기준 17.0%) 이후 약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0%를 넘긴 드라마가 됐다.

‘회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니만큼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한 송하윤은 “실수도 많이 했고 후회한 순간도 많지만, 좋은 후회인 것 같고 좋은 잘못이었다. 그래서 지금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하윤은 “수민이를 연기하면서 행복하고 좋았다. 덕분에 배우로서 얻은 것들이 많다. 물질적인 게 아니라 연기의 폭과 용기의 폭이 넓어졌다. 이전에는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수민이로 살고 보니 후회해도 도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 어떤 감정으로 연기하게 될지 너무 신난다”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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