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은 송하윤 “실제 인간관계 차단까지…1년간 독하게 절 괴롭혔죠”[EN:인터뷰①]
[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송하윤이 데뷔 후 첫 악역 도전을 위해 실제 인간관계까지 차단했다고 밝혔다.
송하윤은 2월 2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연출 박원국, 한진선)에 출연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 정수민(송하윤 분)과 남편 박민환(이이경 분)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강지원(박민영 분)이 10년 전으로 회귀해 2회 차 인생을 개척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수민으로 분한 송하윤은 친구의 남편 박민환과 불륜을 저지르는 파렴치 캐릭터로 극을 이끌었다. 캐릭터에 걸맞은 스타일링은 물론 눈썹과 동공, 입꼬리까지 연기하는 압도적 열연으로 숱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2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소속사 킹콩by스타쉽 사옥에서 뉴스엔과 만난 송하윤은 "그냥 다행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야기가 많았던 대본이어서 스태프 분들도 배우 분들도 진짜 다 무사히 건강하게 잘 끝난 것 같아 다행이다. 결과도 다행이라는 느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1월 1일 시청률 5.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해 2월 5일 11회로 최고 시청률 11.8%를 찍었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해외 국가 중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등 33개 국가(1월 30일 집계 기준)에서 1위를 기록했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는 지난해 기준 넷플릭스와 더불어 2억 명 이상의 글로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메이저 OTT 플랫폼이다.
이렇게 사랑받을 것이라, 욕을 먹을 것이라 예상했냐는 질문에 송하윤은 "예상을 했다기보다 사랑받을 수 있게끔 잘하겠다고 했다"며 "근데 신기한 게 정수민 욕은 하는데 송하윤 욕은 안 하시더라. 그래서 많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송하윤은 "사실 연기자들은 크게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은데 정수민을 준비하며 1년간 미치게 외로웠다고 해야 하나. 근데 그 외로웠던 걸 다 풀어주는 것 같은 느낌의 댓글이 많았다. 제가 정수민으로 살기 위해 지독하게 끊임없이 절 괴롭히고 계속 설득했다. 처음에 정수민이 잘 안 받아들여졌다. 전체 리딩 때까지도 전 대본을 잘 못 읽은 상태로 했다. 처음에는 수민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해 거부감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수민을 연기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송하윤은 "제 연기, 제 얼굴에 대한 권태도 있었고, 연기자 생활에 대한 어떤, 같은 패턴에 대한 권태가 있어 선택한 부분도 있었다. 대본을 읽었는데 수민이 주위에 아무도 없더라. 그냥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나쁜 애라는 건 알지만 '얘는 누가 지켜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정수민은 송하윤이 지켜줘야겠다, 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처음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송하윤은 "수민이로 막상 살아 보니까 그때 느꼈던 권태는 권태가 아니었더라. 수민이 덕분에 제 마음의 시야, 넓이가 굉장히 넓어졌다. 그런 부분들이 좋아진 것 같다"며 "수민이의 행동에 대한 이해는.. 아직 전 이 캐릭터에 정의를 내리지 못한 것 같다. 어쨌든 악의 마음을 읽는 것, 제가 품어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100% 이해하지 못했지만 연기만큼은 100점 그 이상이었다. 송하윤은 "저도 모르겠다. 저도 기억이 안 난다. 신기한 게 연기할 때 보통 감독님이 '액션'이라고 하시면 시작하고 '컷' 하면 끝나는데 전 그 소리가 절 그냥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런 경험을 엄청나게 많이 하지는 않는데 이번에 수민이를 연기할 때는 다 찍고 나서 기억이 안 나는 경우도 있었다. 탈진해서 주저앉았던 기억도 있고 되게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다. 본 방송을 보며 저도 구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정수민한테 뭔가 홀렸던 게 아닌가. 내가 날 설득하려고 했는데 정수민이 날 홀렸던 게 아닌가 싶다.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제 과거 사진도 정수민 연기를 시작하며 다 정리했다. 제 얼굴을 보면 정수민으로 못 살 것 같더라. 그리고 드라마 보시는 분들에게도 그 모습들로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렬한 캐릭터였던 만큼 후유증도 적지 않다. 송하윤은 "후유증은 있다. 지금 진행 중이다. 근데 건강하게 진행 중이다. 1년 동안 수민이로 살며 힘듦과 외로움 등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들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진짜 힘들다고 하면 무너질까 봐 버티면서 찍었다. 끝나고 약간 힘들긴 힘들었구나 싶어 눈물이 나더라. 작년 한 해는 (사적으로) 눈물 자체를 안 흘렸다. 저도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진짜 굉장히 이성적으로 살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후반부 극 전개에 대해 "수민이 캐릭터를 교도소에 두고 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송하윤은 이날 인터뷰 내내 붉은 눈시울로 답변을 이어갔다. 송하윤은 "교도소에서 연기할 때 진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세트에만 갔는데도 압박감이 너무 커서 여기서 수민이가 어떻게 살까 싶었다. 근데 그 안에서 왕언니들한테 잘 보여야 하고. 잘못하면 얻어맞을 수 있으니까. 그 안에서 얘는 또 자기만의 무엇인가를 꾸려 잘 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하윤은 "힘든 건 하나도 없었다. 물론 절대 용서받으면 안 되고 절대 있어서도 안 되는 캐릭터인 건 알지만 연기한 저로서는 송하윤이 수민이의 목격자이지 않나. 그냥 열심히 산 것 같다. 너무 바빴다. 정신적으로도 뭔가 되게 바빴던 아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수민을 실감 나게 연기하기 위해 실제 인간관계 단절도 감행했다. 송하윤은 "지인들에게도 설명드리고 다 차단했다. 1년 동안 진짜 독하게 절 괴롭혔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저도 악역이 처음이라 방법을 모르니까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송하윤한테는 잔인하지만. 진짜 신기한 건 송하윤의 불행을 끌어다가 정수민의 행복으로 썼다는 명확한 결과는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촬영을 마무리한 이후에는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나며 회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하윤은 "지인들 연락을 다 차단했는데 촬영 끝나고 너무 많이 지켜줬다. 다 진짜 지켜줘서 감사했다. 덕분에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끝나자마자 지원이 같은 애기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를 만났다.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고 하니까 '진심이야?'라고 하더라. 진짜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는데 이 친구한테도 아직 수민이가 후유증이구나 싶었다. 이젠 그렇게 표현 안 하고 천천히 다가가려고 한다. 진짜 신기한 경험이었다. 어떤 연기를 해도 그 친구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진심이냐고, 눈이 약간 무서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정수민이 안쓰럽게 느껴진 순간도 있었냐는 질문에는 "수민이가 안쓰럽지는 않았다. 당연했던 거다. 그냥 안쓰러운 건 제가 그 역할로 살았기에 배우로서 캐릭터에 대한 마음이 안쓰러웠던 거지 캐릭터 자체는 사실 안쓰럽지 않다. 절대 만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송하윤은 "촬영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그럴 때가 있었다. '난 누군가', '난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수민으로서의 삶이 하루 종일 꽉 채워졌는데 송하윤으로서의 삶은 없는 거니까. 근데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너무 무서웠다. 내가 정수민 캐릭터에서 빠져나와 있는 거니까. 그럴 때 대본을 외워 연기하기 시작하게 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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