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주 핵무기 배치 단호히 반대”…미국에 불쾌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미국이 제기한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설’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회의하면서 “최근 서방에서 우주 핵무기 배치를 두고 잡음이 제기되지만,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고 분명하다”며 “러시아는 우주 핵무기 배치를 단호히 반대해왔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CNN은 지난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주상에서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무기는 핵 폭발을 일으켜 엄청난 에너지파를 만들고, 상업용 위성과 정부 위성 상당수를 마비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요 인사들도 이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은 지난 14일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위협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지만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對)위성 역량과 관련됐다고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주에서 하는 일만 한다”며 “오히려 우리는 이 분야의 모든 협정 준수를 촉구하고 공동 작업을 강화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는데 무엇 때문인지 서방은 매우 고조된 감정으로 이 문제를 꺼내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쇼이구 장관도 “우리는 그런 것(우주 핵무기)이 없고, 그들도 우리에게 그런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렇게 잡음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도록 미 의회를 압박하고, 러시아가 전략적 안정 대화에 참여하도록 만들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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