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치솟은 K-방산…역대급 수주 승전보 이어간다

나원식 2024. 2. 2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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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요 방산 업체 매출·영업이익 급증
연초 사우디서 4.3조 '잭팟'…올해도 호실적

지난해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몸집을 불리는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곳곳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군비 확장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방산 기업들은 올해 연초부터 수주 잭팟을 터뜨리면서 실적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폴란드 등 유럽에 더해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보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주요 방산 기업 호실적…수주 잔고도 탄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한국항공우주(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 업체들은 지난해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일제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우선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폴란드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70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6%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현대로템도 지난해 폴란드 K2 전차 수출 계약 효과 등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2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2.4% 증가했다.

KAI 역시 전년보다 74.8% 늘어난 247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LIG넥스원은 같은 기간 4.1% 증가한 18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방산업체 연간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군비 확장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국방비는 2조 2000억달러(약 2943조 6000억원)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방산 업체들은 특히 유럽과 중동 등에서 잇따라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향후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주요 업체들은 탄탄한 수주 잔고를 쌓아두고 있다. LIG넥스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가 19조5934억원으로 전년 말 12조2651억원보다 60%가량 늘었다. 현대로템 역시 방산 부문인 디펜스솔루션 수주잔고가 5조4259억원으로 전년보다 3% 증가했다.

KAI는 지난해 말 수주잔고가 21조7759억원으로 전년(24조 5961억원)보다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수주 목표치를 5조9147억원으로 지난해 4조 4769억원보다 32.1% 높여 잡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 잔액이 20조1000억원 가량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증 외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년간 6배 이상 불어나 주요 방산 업체 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며 주목하기도 했다.

연초부터 중동서 수주 잭팟…수은법 개정안 촉각

국내 방산 업체들은 올해 연초부터 대형 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달러(약 4조2800억원) 규모의 한국형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천궁-Ⅱ 계약을 체결한 뒤 또 한 번 대규모 계약을 따내면서 주목받았다.

업체들은 그간 폴란드에 집중됐던 해외 사업을 중동과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K-방산 전체 수출에서 폴란드가 차지한 비중은 32%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올해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외에도 주요 중동 국가와 아프리카 시장 등에서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업계에서는 K-방산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K-방산 수출금융 주요 이슈와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글로벌 방산 수출 4대 강국'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의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은법 개정안은 정책지원금 자본금 한도를 현행 15조원에서 최대 50조원까지 늘리는 게 골자다. 한국은 지난 2년간 폴란드와 약 17조원 규모의 방산계약을 체결했고, 30조원 규모의 2차 수출 논의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수은의 법정자본금 15조원이 소진돼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이 없어진 상태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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