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지우기’는 억측…총선 전까지 다시 통합 시도할 것”

변문우·구민주 기자 2024. 2. 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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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
“이준석 스마트하고 패기도 있어…열혈 지지층만 바라봐서는 안 돼”
“한동훈 ‘신당=위장결혼’? 도덕적 수준 드러내…잡범 상대하던 檢 시각”

(시사저널=변문우·구민주 기자)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준석·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반윤석열·반이재명'을 외치며 손을 잡은 지 11일 만에 결국 결별을 선언했다. 제3제대 통합론자로서 두 세력 간 '정책 교집합' 찾기에 주력해 온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도 "지지율이 오름세를 보여야 할 시기에 이렇게 결별하게 돼 매우 뼈아프고 아쉽다"며 "총선 전까지 계속해서 어떤 형태로든 통합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빅텐트'가 해체된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합당이 결렬된 원인에 대해 "정치적 경험치가 너무 다른 상황에서 서로 신뢰를 쌓을 시간과 기회가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이낙연 대표 측의 '이낙연 지우기', '이준석 사당화' 주장에 대해선 "그들을 배척해 우리가 얻을 정치적 이득이 대체 무엇이냐"며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합당 과정에서 주요 지지층을 향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엔 "실망하고 떠나는 당원들을 끝까지 설득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나, 열렬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정치적 고향이자 총선 경쟁 상대인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지난 21대 총선은 최악의 공천으로 유명했는데, 그렇게 뽑힌 현역 의원들을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건 정치개혁 의지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선 "정치적 역량이 없는 사람"이라며 "'개혁신당 위장이혼' 비유는 잡범만 상대하던 그의 도덕적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낸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합당 결렬을 선언했다. 그간 갈등 핵심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그동안 지내온 정치적 경험치가 각기 다르다보니 결국 서로 신뢰를 쌓거나 생각의 차이를 좁힐 시간이나 기회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오해도 생겼던 것 같다. 이렇게 결렬되어 아쉬움이 상당히 크다."

그들은 이준석 대표 측이 '전권'을 요구하며 기존의 합당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논의와 토론도 없었다고 하던데.

"최고위에서 지도부 토론은 충분히 있었다. 선거 캠페인과 정책 발표 권한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하는 안에 대해서도 토의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일부 반대가 있었기 때문에 표결하자고 한 것이고 지도부 4인 찬성으로 다수결 통과가 됐다. 물론 논의 시간의 부족과 회의 진행의 미숙함 등 아쉬움은 있지만, 이걸 새로운미래 측에서 '전두환 독재'에 빗대어 비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

이준석 대표의 정책 결정권은 이낙연 중심의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 전까지라고 이해하면 되나.

"그렇다. 이낙연 대표 측은 왜 선대위를 빨리 꾸리지 않고 이준석 대표에게 전권을 주느냐고 비판하던데, 선대위는 아직 거대 양당에서도 꾸리지 않은 상태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공천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 선거 국면에 들어갈 때 선대위를 꾸린다. 지금은 총선에서 뛸 선수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선대위부터 꾸리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 전까진 이준석 대표가 주도해서 준비하자는 의미였다."

이낙연 대표 측은 이준석 대표 측이 '통합 파기를 처음부터 기획한 것 같다'고도 주장하는데.

"오해고 억측이다. 통합 파기를 해서 이준석 대표와 저희가 얻는 정치적 이득이 대체 무엇인가. 이낙연 대표 측을 제외하더라도 한국의희망,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여러 세력이 모였는데 이게 어떻게 '이준석 사당'이 되는가. 저를 비롯해 당내 이준석 대표에게 절대적 충성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 심지어 우리(구 개혁신당) 사이에서도 자강파·통합파 의견이 나뉘어 서로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어떻게 '이준석 사당화'가 가능하겠나."

'김종인 공관위원장을 영입해 이낙연 대표 등을 배제하려는 취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신생정당이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선 모든 조건이 '앤드(필수불가분)'여야 한다. 이준석과 이낙연이 힘을 합치고, 공천 작업을 공정하게 해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더해져야 한다. 여기에 양당에서 이탈한 인사들의 합류도 최대한 이뤄져야 한다. 이중 한 조건이라도 빠지면 신당은 성공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낙연‧김종민 등 누군가를 배제한다는 것은 정치의 ABC에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다. 말이 안 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김 전 위원장을 모시기 위해 요청을 드려놓은 상태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개혁신당과 같은 작은 당에 몸 담아 본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아직 흔쾌히 승낙은 받지 못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저희가 김 전 위원장을 모시려는 이유는 이분이 철저하게 공천관리를 해줄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는 누구의 부탁과 읍소도 단칼에 끊어낼 수 있는 권위와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런 분이 공관위원장을 맡아야 국민들도 사리사욕 없이 공정하게 공천을 했다고 평가할 것 같다."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이 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준석 대표, 오른쪽은 양향자 원내대표. ⓒ연합뉴스

과거 구원(仇怨)에 가까웠던 이준석 대표는 함께 일해보니 어떤 사람인가.

"정말 스마트한건 인정해줘야 한다. 여러 정책에 대해 다방면으로 알고 있고 공부도 많이 돼있다는 것을 느낀다. 정치권 입문이 심지어 저보다 몇 달 선배인데도 아직 젊은 정치인으로서의 패기도 갖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 그의 태도 문제를 지적하곤 하는데, 물리적으로 아직 부족한 인생의 경험치가 조금 더 쌓인다면 더욱 훌륭한 정치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합당 과정에서 개혁신당 핵심 지지층을 향한 설명과 설득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도 일었는데 위기의식은 없었나.

"총선은 전당대회가 아닌, 국민 유권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중선거다. 코어 열혈 지지층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노력보다는 더 많은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연장선에서 다른 제3지대와의 통합도 이뤄진 것이었다. 그 과정에 실망하고 떠나는 당원이 있다면 당연히 이들을 끝까지 설득하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만 바라보는 정치를 해선 안 된다. 그래선 대중 정당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개혁신당이 합당 후 저조한 지지율을 보였다. 내부에선 어떻게 자평하고 있나.

"아직 충분히 개혁신당을 알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고 보고, 또 소수당이 가지는 핸디캡의 문제도 있다고 본다. 다만 지지율이 좀 더 동력을 얻어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합당 결렬을 하게 돼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아직 개혁신당의 진면목들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합당이 결렬되면서 개혁신당 합류를 고심하던 일부 인재들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지 않나.

"당의 그릇을 크게 만들어놓아야 좋은 후보들이 더 많이 올 수 있고 선거에서 표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합당을 했던 건데, 결렬이 되면서 당의 그릇이 작아지는 건 불가피해졌다. 그래서 총선 전까지 어떤 형태로든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각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조금 더 성숙한 이후 통합을 시도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개혁신당이 창당 후 릴레이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19일 '전국민 출산휴가 급여제' 기준 총 13개 정책을 내놓았는데, 정책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

"우리 당은 지키지 못할 정책은 발표하지 않는다. 철저한 예산 추계를 통해 감당할 수 있는 것만 발표한다. 또 당장 욕을 먹을지언정 국민에게 정말 필요한 정책들을 낸다. 정치란 한정된 자원을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곳으로 권위 있게 배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일부의 불만도 생길 수 있지만, 그 불만으로 인한 비판을 피해가지 않겠다는 게 우리의 원칙이다. 이렇게 자원을 이동시키는 것을 갈라치기로 규정하는 건 적절치 않은 비판이다."

이러한 정책들을 발표하는 데 있어 새로운미래 측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되는데.

"그 점은 저도 아쉽다. 새로운미래와는 사무실부터가 따로 떨어져있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서 자주 토론할 기회가 확실히 적었다. 법적으로 하나의 당이 되면 좀 더 면적이 넓은 새로운미래 당사로 들어가 함께하기로 했는데, 그 전에 합당이 결렬된 것이다. 여러모로 아쉽다."

김 의장과 이준석 대표 등 개혁신당 핵심 인사들의 총선 출마지는 구체화되고 있나.

"이준석 대표는 대구나 수도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출마지를 일찍 확정지어 공개하진 않으려 한다. 만일 저희가 어느 지역으로 출마하겠다고 발표하면, 한창 공천 과정에 있는 양당에서 자객공천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당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기에 출마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늦게 지역구를 발표하는 것이 소수당으로선 하나의 전략일 수밖에 없다."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지난 1월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 핵심 계기는 무엇이었나.

"대선 이후로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들이 정말 실망스러웠다. 일례로 대선 당선 후 2개월 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동안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안 나온 경우를 처음 봤다. 향후 정부 운영과 국정을 어떤 방향으로 가겠다는 청사진이 없었던 것이다. 특히 여성가족부 폐지는 주요 대선 공약이지 않았나. 지난 집권 2년 동안 보여준 것도 민주적 이해가 떨어지는 모습을 뿐이었다. 지난해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보인 윤 대통령의 모습은 헌법 정신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해보였다. 이런 것들이 계속 누적되던 중 국민의힘을 탈당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적 영향력이 큰 현역의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천을 하고 있다. 쉬운 문제만 열심히 먼저 풀고 있으며 배점 높은 킬러 문항들은 모두 미뤄놓은 상태다. 그래서 아직 파열음이 생각보다 적은 것이다. 지금 현역의원들을 거의 교체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개혁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의 지난 21대 총선 공천을 역대 최악으로 평가했다. 그때 그 공천으로 꾸려진 현역 의원들을 다음 국회까지 계속 끌고 가겠다는 거 아닌가. 당장의 잡음을 최소화하려고 문제점을 알면서도 덮고 가는 공천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대단히 정치적 역량이 없는 사람이다."

한 위원장이 최근 개혁신당을 향해 '국가보조금을 받기 위해 위장결혼을 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항상 잡범만 상대하던 한 위원장의 도덕적 수준을 드러낸 발언이다. 저희는 합당이 결렬돼 현역 의원 수가 5석 밑으로 내려가면 국고보조금을 전액 반납하겠다고 이미 약속한 바 있다. 이 국고보조금을 노리고 합당했다고 보는 게 한 위원장의 수준인 것이다."

양당 수장인 한동훈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한동훈 위원장은 정치권에 들어왔음에도 범죄자를 바라보는 검사의 시선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보다 훨씬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금 거대 야당 당대표가 아니라 마치 특정 계파 수장인 것 같다. 공천 상황을 보면 말도 안 된다. 우리 당은 이런 양당의 문제점을 반면교사 삼아 더 잘해나갈 것이다."

정치인 김용남이 22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루고 싶은 정치적 소명은 무엇인가.

"소액주주운동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 우리나라 상장회사들의 거버넌스(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반적 주가 수준이 OECD 국가 중 끝에서 두 번째로 낮다. 주가가 싸다는 것이다. 거버넌스가 형편없기 때문이다. 기업이 돈을 벌면 자사주를 매입 소각해 주당가치를 올려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을 상장해놓고 당연시하게 자사주를 개인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쓰며 사유화하기도 한다. 이런 잘못된 상황을 해소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은 상속세를 깎아주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했는데 말도 안 된다. 상속세를 덜 낸다고 회사가 주가를 알아서 띄우겠나. 결국 지배주주가 주가를 억누를 수 없도록 입법을 통해서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게 먼저다. 이후 주가가 올라 상속세 부담이 커지면 그때 상속세를 줄여주는 게 순서다. 국회에 들어가게 되면 이 부분에 반드시 주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혁신당과 관련해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앞으로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가능성과 잠재력도 무궁무진한 정당이란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이번 총선을 통해 의미 있는 의석수를 만들어주신다면, 국민의 상식선에서 움직이며 다른 정치 세력들의 억지를 바로 잡는 역할을 해내겠다고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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