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돌파 택한 박민영 "인생 2회차 강지원처럼 살아보고 싶었죠"
"저답게, 솔직하게 논란에 대해 직접 말하고 싶었어요"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지금 저희 이렇게 눈을 마주치면서 대화하고 있잖아요.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언제까지나 뒤에 숨을 수는 없으니까요."
최근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종영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민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자들을 한 명씩 맞이하더니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먼저 사과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민영은 작년 초 옛 연인 강모 씨의 횡령·배임 의혹 사건으로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구설에 올랐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논란 이후 처음 출연한 드라마였다.
박민영은 "(주변 사람들의) 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강행했다"고 했다.
그는 "저와 관련된 여러 논란에 대해 직접 말씀드리는 게 가장 솔직하고 저답다고 생각했다"며 "잠시 아프고, 어려운 시기를 겪었고, 바닥도 쳐봤는데 이런 인터뷰 자리는 원래 제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민영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제가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고 죄송하다"면서도 범죄에 직접 연루된 적은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제가 실수한 건 맞아요. 하지만 한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이후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제가 조금이라도 더 잘못한 게 있었다면, 어떤 조치가 더 있지 않았을까요?"
한창 논란이 불거졌을 때 "세상에 아무도 없이 홀로 남아 있고 뾰족한 화살들이 몸에 꽂히는 기분"이었다는 박민영은 다시 대중 앞에 서는 데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박민영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 대본을 받고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지만, 글이 너무 재밌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시청자분들에게도 재밌는 자극이 될 것 같아서 이번 드라마를 선택했다"면서 "제가 겪었던 어두운 시기를 지나고 계신 분들이 드라마를 통해 잠시나마 활기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순식간에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연기했던 작품이었죠."
박민영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남편과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주인공 강지원을 연기했다.
10년 전 과거로 돌아가 인생을 바로잡을 두 번째 기회를 얻은 강지원은 참고 견디기만 했던 과거를 후회하며 크게 각성한다. 받은 만큼 시원시원하게 되갚아주기 시작하고, 점점 주체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며 행복을 찾아 나선다.
박민영은 "인생 2회차에서 건강하고 통쾌한 사람이 되려는 강지원처럼 저도 그렇게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욕심이 들었다"며 "그렇게 살아내는 제 모습을 보면서 다른 분들도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첫 회 시청률 5.2%로 출발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통쾌한 '사이다 복수'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3회 만에 작년 tvN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5.9%)을 훌쩍 뛰어넘었고, 10회 만에 시청률 10%대를 돌파했다.
박민영은 "모든 배우가 정말 진심으로 연기했기 때문에 결이 조금 다른 막장극이 탄생한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제가 빌런들을 엎어치기하고, 크게 소리를 지르는 장면 등이 짧은 영상으로 화제가 많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런 센 장면들이 조회수가 잘 나오기 마련이지만, 전 숏폼만을 위해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 강렬한 장면에 이르기까지 빌드업을 차근차근히 해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배우 데뷔를 한 박민영은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고,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영광의 재인', '힐러', '7일의 왕비' 등에 출연하며 공백기 없이 꾸준히 주연으로 활약했다.
최근에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그녀의 사생활',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등에 연달아 출연했는데, "이제 로맨스가 없는 작품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언제나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은 있었는데, 로맨스 대본이 제일 많이 들어왔어요.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들이 강지원보다도 더 주체적이더라고요. 현재 차기작을 논의 중인데, 로맨스 없는 박민영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에 진출하고픈 욕심도 있다.
박민영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공개됐는데 반응이 좋았다면서 "(이런 반응이) 정말 신기하고 선물 같았다"고 했다.
그는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배우로서 해외에 나가보는 게 꿈이었는데 지금도 늦지 않은 것 같아서 시도해보고 싶다"면서 "실제로 오디션도 여러 개 봐볼 생각"이라며 웃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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