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이희준, “송촌, 약수터에 오는 65세쯤 되는 몸 좋은 할아버지 연상”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오리지널 ‘살인자ㅇ난감’은 이희준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탕(최우식)과 장난감(손석구)이 끌고가던 서사에 송촌(이희준)이 4회 엔딩부터 등장하면서 단죄에 대해서도 좀 더 깊게 생각해보게 한다.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 '이탕'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 '장난감'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물이다. 여기서 이희준은 의문을 간직한 정체불명의 전직 형사 송촌으로 분했다. 송촌은 비틀린 신념과, 무차별적이고 흉포한 성격으로 살인을 이어간다. 이희준은 흔히 생각하는 노인 연기에 대한 선입견까지 부숴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는 빌런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한 적은 없다. 송촌만의 이유가 있다. 아버지 정도로 생각하고 믿었던 선배 형사에 대한 배신의 충격이 너무 컸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삐뚤어진 생각을 가지게 되고, 쓰레기들은 없어져야 된다며 청소부가 되는 길을 택한 사람이다."
이희준은 송촌 캐릭터에 대해 "짠한 기분이 들었다. 어쩌다 생각이 굳어져 바꾸기 힘들게 돼 안타까웠고 연민의 감정이 많이 들었다. 송촌이 이탕 같은 능력 있는 애가 있었다면 얼마나 만나고 싶었을까"라고 말했다. 이희준은 "송촌의 살인은 정의로운 살인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러면 안되조. 법망을 벗어나 체감하는 기분이 있어 이런 드라마가 만들어지지만, 그러면 안되죠"라고 말했다.
송촌은 무자비한 면모와 히스토리를 표현하기 위해 특수 분장까지 감행하며 비주얼, 목소리 모두 바꿔버린 이희준의 파격 변신이 화제를 불러모은다.
"제페토팀으로 불리는 특수분장팀이 2시간 분장하고 지울 때도 1시간 걸렸다. 제 근육을 연구하시고 얼굴에 근육 피스마다 다 다르게 붙여 자유자재로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감독님과 상의했는데, 송촌이 자기 몸에 주사를 놓는 장면에서 대사를 할 때에는 할아버지 연기 티가 안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인위적인 목소리가 나오면 다시 찍자고 대화를 나눴다."
‘살인자ㅇ난감’은 이탕, 장난감, 송촌 모두 딜레마가 있는 캐릭처다. 선과 악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극중 대사 가운데 ‘형사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같다’는 표창원 교수의 말이 인용돼 나온다. 정덕현 평론가는 그걸 보면서 ‘살인자는 누구나 될 수 있겠구나’라는 의미에서 ‘살인자가 난감?’이라는 제목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희준은 선과 악의 경계선에 서서 무자비한 악행을 저지르는 모호한 송촌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냈을까?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관찰하는 걸 좋아한다. 이미지를 찾아다닌다. 캐릭터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연극을 하던 시절에도 지하철이나 버스 종점을 왔다갔다 하면서 사람들을 보고 그림 그리기(드로잉)를 즐겼다. 돈 안들이는 취미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재밌는 사람을 만나면 따라가고, 그러면서 놀기도 했다. 이번 ‘송촌’ 역은 웹툰원작 캐릭터에다가 노숙자들도 찾아보면서 느낀 감정과 익선동 길을 둘러보면서 눈에 들어온 어르신들의 모습들을 여백에 채워넣어 만들어냈다."
이희준은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다들 피곤할 때 (최)우식이가 재치있는 농담을 해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었다. (손)석구는 정말 진지하다. 나도 후배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즐겼다. 제 촬영이 힘들 정도로"라고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희준은 "아내가 이번 작품을 보고 리스펙트한다며 집안 일은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 나는 집에서는 아이(5살)와 노는 걸 좋아하는데, 내가 계속 19금을 해서 아이는 아빠 직업을 잘모른다. 아빠는 집에서 책(대본) 보는 사람, 엄마는 축구하는 사람(골 때리는 그녀들)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연기가 가장 재미있다고 했다. 항상 연기만 생각했다. 공황장애도 있다고 했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면서 안정을 얻기도 했다고 한다.
"한석규 선배님이 자신도 낚시를 하고 있다며 연기만 하면 안된다고 했다. 나도 그 무엇을 찾고 있다. 공황장애는 완치가 힘들고 영원히 안고 살아가야 할 것 같다. 거부할수록 심해졌다. '너 왔어?' 하고 대해야 한다. 금방 갈 때도 있고, 오래 걸릴 때도 있다. 늘 바람처럼 왔다 가는 친구다. 4~5년 감옥속에 갇힌듯 했다. 사람들에게 말을 해도 안믿었다. 공황장애는 그런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증세가 아니니까. 스스로 알아주고 안아주는 수밖에 없다."
공황장애 경험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가는 말이었다. 이희준은 "역할 제의가 왔을 때,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그 다음에는 신났다. 도전에는 흥분하는 편이다. '남산의 부장들'을 할 때도 그랬다.(여기서 이희준은 차지철 역을 맡았다). 제가 할아버지 하는 거에요? 다시 물어봤다"면서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준비할지를 그리며 신이 났다. 제가 생각도 못해본 걸 알고 저에게 그런 제의를 해주신 이창희 감독께 감사하다. 저는 약수터에 오는 65세쯤 되는 몸 좋은, 운동 열심히 하는 할아버지를 연상했다"고 전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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