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나성범에 원했던 그것… 실력과 리더십, 새 간판이 어수선했던 KIA 캠프 살렸다

김태우 기자 2024. 2. 2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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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외 악재로 어수선했던 캠프를 잘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KIA 선수단 ⓒKIA타이거즈
▲ 주장으로 캠프 분위기 수습에 앞장서 호평을 받은 나성범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우승권 판도의 다크호스로 불리는 KIA는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말 그대로 ‘멘붕’에 빠졌다. 캠프 시작을 이틀 앞에 두고, 이 캠프를 지휘해야 할 김종국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KIA는 사안이 진행됨에 따라 직무 정지, 그리고 계약 해지 절차를 차례대로 밟았다. 선수단이 받은 충격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당장 캠프를 지휘해야 할 사람이 사라졌다. 캠프 스케줄이야 이미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어느 정도 결정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감독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컸다. 당장 선수 기용의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이가 감독이었다.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캠프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선수단 동요는 어쩔 수 없었다.

지난해 시즌 이후 팀의 주장으로 선임된 나성범(35)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코치들이 캠프를 이끌기는 하지만, 그래도 코치들이 해줄 수 있는 말이 있고 선수가 해줄 수 있는 말이 있다. 때로는 코치의 백 마디보다 선임급 선수들의 한 마디가 어린 선수들에게는 더 크게 와 닿는다. KIA 이적 후 올해 처음으로 주장이 된 나성범의 리더십에 관심이 몰린 이유다.

다행히 나성범은 자신의 임무를 잘 알고 있었다. KIA에서는 첫 주장이지만, 캠프와 팀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비행기에 오르는 듯했다. 나성범은 출국 당시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은 전혀 몰랐던 일이다. 그 일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얘기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스프링캠프가 시작됐으니까 야구장에서 야구에 집중하고 시즌을 준비하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터진 일은 터진 일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자신의 할 것을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나성범은 “선수마다 느끼는 점이 다 다를 거다. 동요하는 선수가 있을 것 같아서 미팅에서 '너무 동요하지 말고, 준비한 대로 캠프에 출발할 거고 준비한 대로 하면 되니까 시즌 준비를 잘 하자'고 이야기했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자신부터 그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런 나성범의 리더십 속에 KIA 선수단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캔버라 캠프를 마칠 수 있었다.

KIA는 ‘타이거즈 선수단이 오늘 20일 호주 캔버라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차 캠프를 위해 오키나와로 이동한다’고 20일 발표했다. KIA는 지난 1일부터 호주에서 체력 및 기술, 그리고 작전 쪽에 중점을 둔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캠프는 기존 주전급 선수들의 아성에 재능이 뛰어난 신진급 선수들이 도전하는 양상으로 팬들의 큰 화제를 모았다. 캠프 중반에는 이범호 타격코치가 타이거즈의 제 11대 감독으로 정식 승격했고, 진갑용 수석코치와 홍세완 타격코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며 코칭스태프 리더십도 안정됐다. 울면서 떠났지만, 그래도 돌아올 때의 표정은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KIA는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열린 이번 스프링캠프는 3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진행됐으며, 체력 및 기술훈련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지난 18일에는 자체 연습경기를 가지며 오키나와 캠프에서의 연습 경기 실전 돌입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면서 ‘특히 피치 클락 도입, 베이스 크기 확대 등 이번 시즌부터 KBO 리그에 도입될 새로운 규정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 부상을 털고 도약이 기대되는 나성범 ⓒKIA타이거즈

하지만 아직 캠프는 끝이 아니다. 실전 위주의 2차 오키나와 캠프가 기다린다. 1차 캠프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선수들이 이제는 실전에서 지금껏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벼른다. 이 연습경기 성과가 시범경기 엔트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특히나 아직 자신의 자리가 확실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의 생존기가 큰 관심을 모은다. KIA는 21일 국내 귀국 후 이튿날인 22일 오키나와로 출국할 예정이며, 킨구장을 베이스로 총 6경기의 홈‧원정 연습경기를 치르며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과 어린 선수들의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

1차 캠프가 무난히 마칠 수 있었던 주역 중 하나인 나성범도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앞으로의 과제를 짚었다. 나성범은 “캠프지 날씨가 운동하기 매우 적합해 만족스러웠고, 선수들 모두 좋은 환경에서 집중하며 훈련을 소화했다. 3일 훈련 1일 휴식의 일정이었는데, 훈련일에는 운동에만 전념하고 휴식일에는 푹 쉬며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냈다. 식사나 잠자리도 구단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어 생활하는 부분에서도 부족함이 없었다”고 이번 캠프 환경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다.

주장으로 맞이하는 첫 캠프에 대해서는 “캠프 첫 날 선수들에게 밝은 분위기에서 재미있게 운동하자고 했다. 자칫 분위기가 처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분위기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것 걱정하지 않고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자고 했고,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선수단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트레이닝 파트에서 캠프 전 ‘최고의 서비스’로 선수들을 케어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실제로 그랬다. 컨디션 관리나 트레이닝뿐만 아니라 선수단 영양 관리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세심히 챙겨주었다. 전력분석 파트에서는 이번 시즌 바뀌는 규정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고, 해당 내용을 자료로 정리해줘서 선수들이 숙지할 수 있게끔 많은 도움을 주었다”면서 고마워했다.

지난해 유독 부상이 잦아 망연자실한 시즌을 보낸 나성범이다.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 종아리를 다쳐 장기 결장한 나성범은 팀이 한창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었던 시즌 막판 다시 햄스트링 파열 부상으로 그대로 시즌아웃됐다. 팀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십도 필요하지만, 경기장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것도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하나의 방법이다. 겨우내 재활 및 운동에 충실했던 나성범은 개인 성과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성범은 “스프링캠프는 시즌의 시작이자 일부라고 생각한다.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한 만큼 캠프 전부터 개인 훈련을 하며 바로 훈련에 들어갈 수 있게 몸을 만들었다. 캠프 시작과 동시에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며 풀타임 시즌을 치르기 위한 체력적인 기틀을 다졌다. 작년에는 부상으로 경기 출장이 적었지만, 올해는 캠프에서 잘 준비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 경기를 치르면서 다가올 개막에 맞추어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고 한다. 앞으로 실전 위주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조금 더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자고 얘기할 생각이다. 그리고 외국인 투수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간의 호흡을 맞추는 데에 신경 쓸 것이다.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올해는 꼭 광주에서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캠프 남은 기간 동안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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