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 싶을 때 복수하는 푸틴… 망명한 군인도 ‘의문의 죽음’ [뉴스+]
‘영웅’ 됐지만…6개월 만에 스페인서 살해
푸틴 반대한 인물들…독살·총격·추락사 등
“푸틴은 ‘복수의 사도’…안하면 놀라운 일”
지난해 우크라이나로 망명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20대 러시아군 조종사가 스페인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그는 전쟁 발발 후 처음 망명한 군인으로 다른 군인들에게도 망명을 촉구하며 러시아 정부를 자극했던 인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쿠즈미노프는 지난 13일 스페인 남부 코스타블랑카의 한 마을에서 12발의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그 근처에서는 불에 탄 자동차도 있었다.
스페인 경찰은 당초 이번 총격 사건이 갱단과 관련 있다고 여겨 수사하던 중 그가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러시아 공군 조종사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쿠즈미노프는 군에서 쌍발엔진 헬리콥터를 조종해 전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전투기 부품을 운반하던 중 신호발생기를 끄고 헬기를 우크라이나 영토로 몰아 망명했다. 그 과정에서 함께 탑승했던 동료 조종사 두 명은 숨졌다.
쿠즈미노프의 망명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수개월간 우크라이나군정보국(HUR)과 접촉 끝에 성공한 작전이었다.
그는 망명 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왜 전쟁을 해야하는지 의문이었고, 전쟁범죄에 동참할 수 없어 텔레그램을 통해 HUR에 연락했다”면서 “다른 러시아 군인들도 망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50만달러(약 6억6200만원)를 받기로 했으며 가족들도 이미 우크라이나로 거처를 옮겼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언론에 따르면 쿠즈미노프는 스페인 이주를 결정했으며 여자친구를 초대했다. 그의 시신을 발견한 것은 여자친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에는 푸틴의 최측근이었으나 전쟁 중 반기를 들었던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푸틴의 용병집단인 ‘바그너그룹’ 수장이었던 프리고진은 지난해 6월 푸틴에게 반발해 무장한 채 모스크바로 향했다. 그러나 곧 진격을 멈췄고 푸틴과 합의하면서 반란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두 달 뒤인 8월 프리고진을 태운 전용기가 이륙 30분도 되지 않아 추락하면서 그도 사망했다. 서방 언론은 해당 비행기가 격추됐을 가능성 등을 보도했지만 정확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의 죽음이 러시아 정부와 관련돼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푸틴을 비판한 인물들이 줄줄이 석연찮은 죽임을 당한 것을 두고 서방 정보당국은 푸틴이 직접 연관됐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프리고진 사망 한 달 전 푸틴의 복수를 확신했던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푸틴은 뜨거운 상황이 마무리돼 차갑게 식었을 때 복수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며 “내 경험상 푸틴은 복수의 사도이기 때문에 만일 프리고진이 복수 당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놀라운 일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