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배 넷플릭스·유튜브는 빼고? 정부, 국내 OTT에 요금 인하 압박
고사 위기 속 경쟁력 더 약화 우려
정부가 최근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 인플레이션 합성어)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가격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다양한 요금제 출시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겠다는 취지이지만, 정작 시장지배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해당 논의에서 빠져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만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ICT 업계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 티빙과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5곳과 직접 만나 OTT 요금제와 관련된 회의를 열었다. 과기정통부는 “OTT 정책 전반에 대해 업계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고 했지만, 업계는 “통신비에 이어 (OTT) 구독료 인하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OTT 업체들은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냈던 곳이 없어, 사실상 구독료 인하는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으로는 광고 요금제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려는 정부 취지는 공감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콘텐츠 제작조차 불가능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독료 인상을 주도하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의 참여 없이 국내 기업에만 협조를 구하는 건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한국을 찾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서울 종로 넷플릭스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요금제에 대한 질문에 “요금 인하 등 구독료 변동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통신사들도 저렴한 결합요금제를 출시해야 할 수도 있다. 지난 19일 회의에선 통신 3사와의 논의도 이어졌는데 ‘디지털 바우처’ 사업 등이 거론됐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OTT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바우처 사업과 관련해 ‘OTT 결합요금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OTT 서비스가 바우처 사업으로 논의될 만큼 국민에게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인지 의문”이라며 “결합요금제의 경우도 파트너사의 이익 배분 등을 정교하게 배분해 설계해야 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만들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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