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 연습함대의 사령관과 대원들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아시히신문과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5월17일 해상자위대 대원 165명이 참가한 연수가 도쿄 구단시타 주변에서 진행됐고 휴식 시간에 희망자들이 제복 차림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이들의 참배 소식을 지난해 7월 사보에 게재했는데 해상자위대 대원들이 참배하는 사진과 함께 “항해에 앞서 정식 참배했다”는 글이 실렸다. 연습함대에는 해상자위대의 간부 후보생 학교 졸업생이 배치되며 원양 연습 항해는 약 6개월간 각국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본 해상자위대원들이 군함에 욱일기를 게양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다만, 해상자위대 수장이자 한국의 해군참모총장에 해당하는 사카이 료 해상막료장은 참배가 개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일 뿐 자위대 차원의 행사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료 막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수 중 짬이 난 시간에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사적으로 참배했다”며 “문제시하지 않고 있고 조사할 방침은 없다”고 말했다. 방위성 내부규정에 해당하는 통달(通達)은 부대가 종교 예배소를 참배하는 것과 대원에게 참배를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는 집단 참배 인원과 관련해서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자위대원들은 신사 경내 전쟁박물관으로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각종 물품이 전시된 유슈칸(遊就館)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료 막료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연수로서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유시간에 이뤄진 것인지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 9일 고바야시 히로키 육상막료부장을 비롯한 자위대원 수십 명이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육상막료부장은 한국의 육군본부에 해당하는 육상막료감부에서 두 번째로 높은 직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