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나발니 사망 나흘째 ‘침묵’…미·EU “추가 제재” 러 대사 초치
반체제 운동 ‘구심점’ 주목
러시아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한 지 나흘이 되도록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서방은 일제히 푸틴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하며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나발니 사망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추가로 말할 것이 없다”면서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나발니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이후 푸틴 대통령은 나흘째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사망했을 때 푸틴 대통령은 다음날 “유능했지만 큰 실수를 한 사람”이라면서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크렘린궁 역시 연방 수사위원회가 나발니의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만을 보이고 있다. 수사당국은 관련 조사가 연장됐다면서 부검이 최소 14일 걸린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프랑스, 핀란드,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의 외교부는 나발니의 죽음에 항의하고 정확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미 (러시아에) 제재를 하고 있지만,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성명을 통해 “우리 파트너국과 긴밀한 조율하에 러시아 정치 지도부 및 관련 당국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를 포함해 그들의 행위에 추가적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발니의 아내 율리나 나발나야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렉세이는 푸틴에 의해 살해됐다”고 푸틴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알렉세이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를 죽인 이유를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며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나발나야가 이처럼 전면에 나서면서 그가 나발니의 죽음으로 동력을 잃은 러시아 반체제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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