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하겠다”…3지대 주도권 잡기 나선 이준석
“국고보조금 반납” 재차 언급
일각 “빠른 결별, 오히려 다행”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0일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의 합당 철회 선언에 “죄송하다. 성찰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당내에선 제3지대 빅텐트가 무산되고, 이낙연 대표 지지층이 이탈하는 데 대한 위기의식이 느껴졌다. 당내 갈등 요소를 털어내고 제3지대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기류도 읽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관리할 수 있다고 과신한 것은 아닌지 내가 성찰해야 할 일이 많다.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만 따로 노력하게 된 이낙연 대표 및 새로운미래에 좋은 일이 많기를 기대하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미래 이탈로 의석이 5석 미만이 되면 5석을 넘겨 받게 된 국고보조금을 반납하겠다며 “반납 규정이 없다면 동결하겠다”고 했다.
결별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이는 기류도 흘렀다. 이준석·이낙연 양측의 교착 상태를 이어가느니 빨리 갈라선 게 다행이라는 것이다. 제3지대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준비된 정책을 발표하는 데 속도를 붙일 수 있어 전화위복이란 말도 나왔다. 이준석 대표도 회견에서 “이제 일을 하겠다”며 “양질의 정책과 분명한 메시지로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가가 양육비 최대 월 100만원을 선지급하고, 사후에 국세청이 원천징수하는 ‘양육비 국가보증제’ 공약을 발표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꺼리던 이낙연 대표가 당을 나갔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혁신당은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을 공관위원장에 추대하기로 결정하고 김 전 위원장에게도 공식 제안을 한 상태다.
제3지대 주도권을 두고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출신 개혁신당 인사는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탈당 인사를 영입해 ‘우리가 진짜 민주당’이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승부는 2월 말과 3월 초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3월 초에 두 자릿수 지지율은 돼야 지역구에 출마할 인재가 모이고 높은 정당투표도 받을 수 있다”며 “양당과 차별화된 메시지를 쭉쭉 내놓으며 존재감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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