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인연의 끈 ‘패스트 라이브즈’… 에마 스톤 파격 열연 ‘가여운 것들’

송은아 2024. 2. 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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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타고 온 오스카 후보작 관람포인트
작품·감독상 후보 ‘패스트 라이브즈’ 관심
28~29일 셀린 송 내한 인사… 3월 6일 개봉
작품상 경쟁 ‘가여운 것들’ 같은 날 첫 상영
11개 부문 후보… ‘거장’ 란티모스 메가폰
코미디 영화 ‘바튼 아카데미’는 21일 첫선
각본상 후보 ‘메이 디셈버’ 3월 관객 만나

봄바람 타고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는 3월이면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이벤트가 열린다. 바로 제96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이다. 올해 시상식은 다음 달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펼쳐진다. 수상 후보작 중 ‘오펜하이머’, ‘바비’, ‘추락의 해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플라워 킬링 문’, ‘티처스 라운지’, ‘엘리멘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이터널 메모리’ 등 이미 개봉해 국내 영화팬들을 만난 작품이 많지만 아직 국내에서 정식 상영되지 않은 작품도 적지 않다.

오스카 트로피를 노리는 미개봉 화제작들이 곧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패스트 라이브즈
가장 눈길이 가는 영화는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로 다음 달 6일 극장에 걸린다. 한국계 캐나다인 송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했다. 또 한국 배우 유태오가 해성 역을,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나영 역을 소화했다. 대사가 대부분 한국어로 이뤄졌고 이미경 CJ ENM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만큼 한국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국내 관객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어린 시절 서울에 두고 온 인연과 다시 마주하는 여자 나영과 그녀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뉴욕에 온 남자 해성의 24년에 걸친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로 지명됐다. 한국계 또는 한국인 감독의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른 건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21년 한국계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이후 세 번째다.

이 영화로 미국감독조합(DGA) 신인감독상을 비롯해 전미비평가협회 작품상, 고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등 여러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송 감독은 영화 국내 개봉에 앞서 내한해 오는 28∼29일 이틀간 기자간담회와 인터뷰, 관객과의 대화(GV)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배우 유태오도 행사에 동행한다. 송 감독은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어 자막이 나오는 영화가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길을 열어 준 건 ‘기생충’”이라면서 “한국 영화나 한국적 요소가 많은 영화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여운 것들
‘패스트 라이브즈’와 작품상을 놓고 경쟁하는 ‘가여운 것들’도 같은 날 개봉한다.

19세기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젊은 여자 벨라(에마 스톤)가 한 과학자에 의해 부활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마크 러펄로, 윌럼 더포 등도 출연한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2019), ‘킬링 디어’(2018), ‘더 랍스터’(2017) 등을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제80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트로피를 받기도 했다.

최근 개최된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작품상과 함께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에마 스톤이 여우주연상을 가져갔다. 아카데미에서도 두 부문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총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13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들 작품에 앞서 21일에는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코미디 영화 ‘바튼 아카데미’가 관객을 만난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두가 떠난 학교에 남게 된 역사 선생님 폴(폴 지어마티)과 문제아 털리(도미닉 세사)가 주방장 메리(데이바인 조이 랜돌프)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가슴 따뜻한 위로를 나누는 내용이다.

지어마티와 랜돌프는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올해 오스카에서도 두 사람은 같은 부문 트로피를 노린다. ‘바튼 아카데미’는 이 밖에도 작품상, 각본상, 편집상까지 총 5개 부문 후보에 들었다.
바튼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메이 디셈버’는 3월 중 개봉한다. 충격적인 로맨스로 신문 1면을 장식했던 그레이시(줄리앤 무어)와 영화에서 그를 연기하게 된 야심 넘치는 배우 엘리자베스(내털리 포트먼)의 매혹적인 진실과 거짓, 비밀을 담은 작품이다. ‘캐롤’(2016)을 연출한 토드 헤인즈 감독의 신작으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영화에서 그레이시와 화목한 가정을 꾸렸지만 엘리자베스의 등장으로 혼란에 빠진 조 역을 맡은 한국계 배우인 찰스 멜턴은 고섬 어워즈 신인상을 비롯해 21개의 연기상을 받으며 무어와 포트먼에게 뒤지지 않는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CGV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지난 14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후보에 오른 16편의 작품을 상영하는 CGV 아트하우스 ‘2024 아카데미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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