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대 대통령 생일은 ‘빨간날’...온 나라 사흘 연휴 축제 [노석조의 외설]
1968년부터는 2월 셋째주 월요일로 고정
토·일·월 연휴…링컨 등 역대 다 기념
“다음 주 월요일 19일은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 입니다. 쉬는 날입니다.”
버지니아주(州) 패어팩스 카운티 비엔나의 한 공립 초등학교를 다니는 딸의 담임 선생님이 지난 주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은 ‘대통령의 날’이란 게 있었습니다. 신문 기사에서 지나가듯 본 기억은 있지만,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별 관계가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에 직접 거주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다보니 이 기념일의 존재가 확 다가왔습니다. 역시 살아보면 보이지 않는 게 보입니다.
한국에도 없고 웬만한 나라에는 없는 다소 특이한 기념일입니다. 게다가 법정 공휴일이더군요. 특정 한 주만 쉬는 것도 아니고 연방 공휴일로 대부분의 주가 따릅니다. 격이 높은 휴일입니다. 공립 학교는 물론 프리 스쿨, 유치원도 쉽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에 갈까 고민을 하다, ‘프레지던츠 데이’의 기원에 대해 조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흥미로웠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의 날’은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생일에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조지 워싱턴은 영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독립 전쟁에서 공을 세운 영웅이었습니다.
이러한 리더십으로 그는 독립한 미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뽑혀 1789년부터 1797년까지 8년간 임기를 보냈습니다.
조지 워싱턴 생일인 1732년 2월 22일을 기린 것은 그가 1799년 별세한지 80년이 지난 1879년부터입니다. 그렇게 89년을 이어오다 1968년이 되어서는 조지 워싱턴 생일에 정확히 맞추지 않고 2월 셋째주 월요일을 기리기로 조정됐습니다. 기왕이면 토, 일, 월 사흘 연휴를 쇠도록 하기 위해서였지요.
시작은 초대 대통령의 생일 기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인들이 조지 워싱턴과 함께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생일인 1809년 2월 12일, 그리고 다른 역대 대통령도 기리는 것으로 그 의미가 확장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미 연방정부의 공식 명칭으로 대통령의 날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조지 워싱턴의 출생지인 버지니아주 등 일부 주는 이 날을 조지 워싱턴 기념일 등으로 부르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미국은 건국의 아버지이자 국부인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을 이렇게 기리고 있고, 그의 생일을 ‘대통령의 날’로 확대해 법정 공휴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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