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 바로 접은 이낙연-이준석…상대 향한 뒤끝·앙금만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20일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오른쪽은 이날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합당 철회 기자회견하는 이낙연 공동대표. 왼쪽은 한 시간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 하는 이준석 공동대표. 연합뉴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20일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이준석 공동대표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개혁신당(이준석·양향자), 새로운미래(이낙연), 원칙과상식(조응천·이원욱), 새로운선택(금태섭)이 지난 9일 통합을 선언한 지 11일 만에, 주도권 다툼으로 제3지대가 다시 두 갈래로 나뉘게 됐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19일)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 처리됐다. (통합하기로 한)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며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거듭 죄송하다”고 했다.

전날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는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4·10 총선 캠페인과 정책 결정권을 위임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강하게 반발한 이낙연 대표 쪽은 ‘중대 결심’을 예고했었다. 이낙연 대표는 “신당 통합은 정치개혁의 기반으로 필요했다. 그래서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다”며 (하지만) 그들은(이준석 대표 쪽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당명과 주요 당직자 선정 등은 물론, 공천을 포함한 총선 지휘의 전권까지 이준석 대표가 독식하려고 자신을 밀어냈다는 얘기다.

개혁신당은 오는 25일 통합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이낙연 대표는 “법적 합당 이전에 신당 판도가 분명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통합은 좌초했지만, 저의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통합 무산’ 선언 뒤 이준석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낙연 대표께서 이끄시는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할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시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며 “이제 일을 하겠다. 개혁신당은 양질의 정책과 분명한 메시지로 증명하겠다”고 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