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가요?" 본인도 모르는 '명예 사회복지공무원'
[뉴스데스크]
◀ 앵커 ▶
정부가 위기 가구 발굴을 위해서 도입한 또 다른 제도가 '명예 사회복지공무원' 제도인데요.
공무원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장이나 집배원처럼 현장에 가까운 민간인들에게 대신 역할을 맡기는 방식입니다.
전국적으로 29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데 그 숫자만큼 제대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김태윤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소아당뇨를 앓던 8살 딸과 부모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충남 태안.
졸지에 아들과 며느리, 손녀를 모두 떠나보낸 어머니는 홀로 남아 고통스러운 날을 버티고 있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이게 살아야 된대요, 죽어야 된대요. 이게, 이게 어떻게 하면 좋대요."
무엇보다 가슴이 미어지는 건 아들부부가 그토록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겁니다.
[유가족(음성변조)] "세상에 보험도 안 되는 것을 갖다가 (보험이 된다고) 그때 나보고… 바보마냥 아들이 걱정할까 봐 그렇게 이야기한 걸 몰랐어요."
딸의 막대한 치료비로 위기에 몰린 부부는 어디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그런 복지 이런 거 아직도 시골이기 때문에 그렇게 여기서 복지는 하기는 해도 이런 거 면담까지 하는 건지는 몰랐지."
마을에는 이런 가정을 발굴하기 위한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이 위촉돼 있었지만, 당사자조차 그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명예 사회복지공무원 (음성변조)] "<임명을 해서 좀 더 같이 활동을 하게끔 하는 제도가 있는데…> 저도 잘 모르죠."
곳곳에 곰팡이가 가득 찬 집에서 혼자 살고 있는 82살 조 모 할아버지.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의 소원은 휠체어를 타는 겁니다.
[조 모 씨/82세(음성변조)] "휠체어가 당장 급하죠, 휠체어가. 휠체어를 꼭 타야 된다고 병원에서 진단서 그렇게 나와서."
하지만 도움을 요청할 곳도, 방법도 몰라 혼자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조 모 씨/82세(음성변조)] "<공무원이나 사회복지사나 다른…> 안 왔었어요. <전혀…> 네."
이 마을에도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이 있지만 역시 당사자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음성변조)]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걸로 지금…> 그래요?"
지난 2018년 도입된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은 지자체들이 위촉 경쟁에 나서면서 지난해 28만 7천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마을 이장과 아파트 관리소장, 집배원, 가스 검침원 등 현장에 가까운 이들이 위촉돼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습니다.
[최희규/아파트 관리소장] "치매 있다고 제가 들었는데 약을 꼭 드셔야 해요. <오늘도 병원에 갔다 왔습니다.>"
하지만 무보수인데다, 교육과 관리가 부실해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이 오히려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희규/아파트 관리소장] "전혀 어떤 그런 회의랄지 이런 것은 없어서, 좀 행정기관에서 적극적으로 간담회랄지 아니면 그런 컨설팅을… 교육도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교육과 홍보의 필요성을 느껴 최근 안내 자료를 배포했다"며 "표창 확대 등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권지은 / 자료조사: 안은진, 여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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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권지은 / 자료조사: 안은진, 여승헌
김태윤 기자(kktybo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73000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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