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탁구 선수 건드리지 마” 국대 조롱한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 개막 앞서 홍보 의도
“선 넘었다” 비난 등 역효과 낳아
국제탁구연맹이 아시안컵 기간 벌어진 한국 선수단 갈등을 조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5일 국제탁구연맹 국제대회 전담 기구인 월드테이블테니스(WTT)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손흥민, 탁구 선수들을 건드리지 말라.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2024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방해하지 말라”는 글(사진)과 함께 테이핑한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손흥민(32·토트넘)의 사진이 걸렸다.
주장 손흥민은 요르단과의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전날 저녁 회식 자리에서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등 일부 선수들이 탁구를 하려고 일찍 자리를 뜨려던 것을 제지하려다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됐다. 이를 두고 이강인을 탁구 선수에 빗대 탁구 선수를 건드리지 말라고 조롱한 것이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X에서 사라졌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캡처하고 공유해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개막을 하루 앞두고 홍보 성격의 게시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고 해도 선을 넘어섰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이 게시물은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탁구계가 손흥민에게 반발하고 있다’는 식의 조롱성 글이 재생산되면서 뒤늦게 국내에 알려졌다. 이강인 얼굴과 탁구 선수 몸을 합성한 사진이 중국 커뮤니티 곳곳에 돌아다닌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 보도로 선수단 갈등이 처음 알려진 이후 ‘탁구 게이트’로 번졌고 국제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중국 소후닷컴은 “탁구를 통해서도 결속력을 기를 수 있다”고 두둔했다. 이 매체는 “한국 대표팀의 4강전 패배 이유는 경기를 앞두고 벌어진 내분으로 인한 결속력 저하”라며 “단순히 함께 밥을 먹는 것만으로 관계가 좋아지지는 않는다. 손흥민의 이런 행동은 끝내 대가를 치렀다. 베테랑인 손흥민답지 않았다”고 했다.
일본 매체 ‘풋볼존’은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 팀은 대회 중에 이미 공중분해 돼 있었다. 한국 축구는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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