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쉿! ‘괴물’의 귀환

김은진·심진용 기자 2024. 2. 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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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한화와 입단 합의…12년 만에 국내 복귀
12년 만의 KBO리그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는 류현진에게 한화 팬들은 환호하고 다른 팀들은 긴장하고 있다. 류현진이 KBO리그 경기 중 손가락을 코 앞에 세워 신호를 보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4년 계약에 170억원 전망…양의지 대우 뛰어넘어
최정상급 1선발 장착에 중위권 경쟁팀으로 급부상
“승수 다시 계산” “전력 너무 세져” 타 구단 ‘긴장’

“진짜로 옵니까? 메이저리그로 가지 왜….”

류현진의 국내 복귀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에 19일 호주 1차 전지훈련에서 막 돌아온 이승엽 두산 감독의 표정이 달라졌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치열한 5강 다툼을 벌여야 한다. 류현진이라는 최정상급 1선발을 새로 장착한 한화가 중위권 경쟁팀으로 급부상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37)이 12년 만에 KBO로 돌아온다. 2024시즌 KBO리그의 모든 판을 뒤흔들 뉴스다.

한화는 지난 19일 류현진과 사실상 입단 합의를 마쳤다. 그룹 결재 절차를 남겨놓은 채로 한화는 20일 류현진 맞이 준비에 들어갔다. 오키나와행 항공편 준비와 함께 유니폼 제작에 착수했다.

한화는 19일 메이저리그사무국에 류현진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했고 20일 오전 “계약 가능한 신분”이라는 답변을 맞아 계약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도 완료했다.

계약 규모는 4년 기준 170억원 선으로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해외 복귀 선수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틀어서도 총액 최고는 지난해 FA 양의지가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맺은 4+2년 152억원이다. 4년 기준 계약 최고는 김광현이 2022년 미국에서 SSG로 복귀할 때 계약한 4년 151억원이다. 류현진의 계약은 이 둘을 훌쩍 뛰어넘는다.

한화가 늘 하위권에 머물렀던 가장 큰 이유는 선발진에 있다. 류현진이 미국으로 진출한 뒤 지난 11년 동안 한화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는 2013년 김혁민, 2014년 이태양, 2021~2022년 김민우가 전부다. 10승 투수는 2015년 안영명과 2021년 김민우뿐이다. 지난해 문동주가 등장해 기대를 모은 시점에 류현진이 복귀하면 한화는 단숨에 1~4선발을 갖춘다.

류현진은 일반적인 선발 한 명이 아닌 리그 에이스급 특1선발이다. 한화 마운드는 지난해 11승을 거둔 페냐와 류현진을 원투펀치로 하고 산체스와 문동주에게 3~4선발을 맡기게 된다.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으며 한화 선발진은 중하위급에서 단숨에 상위급으로 변신할 수 있다.

타 구단들도 계산을 다시 해야 하게 됐다. 3년 연속 최하위 뒤 지난해 9위, 늘 바닥에 있었던 한화는 ‘승수 자판기’였다. 류현진 한 명으로, 한화는 더 이상 만만한 팀이 아닌 어려운 팀이 된다.

올해 5강에 도전하기 위해 새롭게 롯데 지휘봉을 잡은 베테랑 사령탑 김태형 감독도 “오는 게 확실하냐”고 되물으며 “한화가 주현상, 김범수, 김서현 등 필승조도 구축되어 있어 류현진이 가세하면 굉장히 안정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승엽 감독 역시 “그렇지 않아도 한화 전력이 세졌는데, 갑자기 너무 세졌다”면서 “머릿속에 없던 이야기인데 준비를 해야겠다. 전력 계산을 다시 하기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3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다시 추락했던 한화는 단숨에 가을야구 그 이상의 도전장도 내밀 수 있게 된다. 한화의 인기가 다시 휘몰아칠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 잠재적 인기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끈질긴 ‘마리한화’ 야구로 변신한 2014년을 기점으로, 침묵하던 보살팬들이 수면 위로 나서 그 폭발력을 드러낸 바 있다. 2018년 이후 다시 추락하면서 가라앉아 있던 인기가 문동주의 등장으로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중 류현진이 돌아온다. 한화 팬들의 두근거림이 커지고 있다.

김은진·심진용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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